아차산에서
가을나무 숲에서
낙엽을 일며 바람이 불어온다
헐어진 성터에 구절초 하얗게 피고
오솔길에 밤송이 후드득 쏟아지고
하늘에서 상쾌하고 따스한 햇살이
이마에 쏟아지는
하늘이 맑고 높은 날이다
너럭바위에 엎드려 가을 볕살을
쪼이며 고양이 몇 마리 졸고 있다
신갈나무 위에서 까마귀가 짖는다
내 마음도 고요하고 또 맑아진다
이런 세상 나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인생은 누구나 순례자가 아닐까요? 한국을 떠나 10 여 년 만에 돌아왔어요. <귀천>같이,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아름다웠다고 말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