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둘래요

2018

딱히 누구에게 혼나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알아서 잘했다.


그런데 회사에서 매일 혼나니,

혼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그렇게 수습 3개월을 들먹이며,

우리 대리님은 날 그렇게 혼냈다.




우리 대리님은 이 회사가 첫 회사였다.

내 사수도 이 회사가 첫 회사였다.

나도 이 회사가 첫 회사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이 먼저 정한 규칙이 곧 회사의 규칙이었고.

예외는 그들만의 것이었다.




인사팀은 꼼꼼해야 한다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한 것을 몇 번이고 확인했다.


그때 우리 팀은 프린트해서 밑줄을 그어가며 검토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 회사가 첫 회사였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우습다.


엑셀로 충분히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고,

나한테 그들의 방식을 강요했다.


"모니터로 보기 어려우니, 프린트해서 하나하나 보세요."


더 나은 방법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수습 3개월이 무사히 끝나고,

또 6개월이 흘렀다.


나는 거의 매일 혼났다.


출근하는 버스에서 오늘은 또 뭐 때문에 혼날지 무서웠다.


출근이 무서웠다.




한 번은 대리님이 그랬다.


"나도 1,900으로 시작했어.

평생 그 돈 받을 거 아니잖아요.

잘해야지.

그거 참고 버텨야 올라가는 거예요.

그러려고 다니는 거 아니에요?"


그게 가스라이팅이라는 걸 그땐 몰랐다.


나는 울면서 다짐했다.




관둘래요.

인사는 나랑 안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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