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7월 29일, 무거운 마음으로 혼자 여러 번 돌고 또 돌며 거닐었던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 '치유의 숲' 길을 다시 걷는다.
사진 속을 들여다보며 걸어도 그날 혼자 흔들렸던 마음이 생생하여, 여린 내 마음을 다시 다독여 준다.
열하루가 지난 지금,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상황이 변해서라기보단 스스로에게 자꾸 긍정적인 상황을 인식시키고 있는 탓이다.
수술 후, 고 알도스테론증처럼 치유와 완치가 확실하게 되는 병도 흔치 않단다.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 주치의 허지혜 교수님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듣긴 했지만, 그분은 현재 2주간 자가격리 중이다.
2차 입원일(8월 16일)까지 지루한 시간만 쭈~욱 늘어난 상태다.
지난 7월 29일엔 이런 상황도 은근 속상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은 생각하기 나름. 그동안 고 알도스테론증 관련 정보를 찾아보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또 하고 있다. 어느새 나일론 환자처럼, 고 알도스테론증 전문 나일론 박사가 된 기분이다.
상황은 변함없이 피로감, 침침한 눈, 간헐적 근육 무력감과 손발 저림, 두통과 낮잠 등으로 이어지지만 이 모든 내 상황과 친하게 잘 다독이며 지낸다.
모든 순간들을 사랑하며 지내기에도 길지 않은 인생이다.
60여 년 넘게 나를 지켜온 내 몸속 작은 장기 '부신'이 고장 났다면, 오히려 더 극진하게 아끼고 보살피고, 다독여 주어야 마땅하다.
내 마른 몸과 내 작은 부신을 건강하게 지켜 낼 수 있다는 현대 의학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온전한 정신력으로 수술 통증쯤 견뎌내지 못한다면, 아픈 내 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내가 그동안 사는 일에 너무 바빠 잘 모르고 혹사시켜왔다면, 이제부터라도 편하고 안락하게 쉬어 갈 수 있도록 해주리라!
무릎 통증도 침과 물리치료만 하는 한방 정형외과 치료 외, 확실한 병명이라도 알고 싶었다.
8월 2일, 정형외과 전문병원에서 10장 넘는 X-레이를 찍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관절염 초기 증상도 보이질 않는다고.
계속 불편하면, 무릎에 주사를 맞고 가겠느냐고 묻는 의사 선생님께 고개를 젓고 돌아왔다.
의사 처방이 있더라도 고 알도스테론증 관련 약을 복용 중이니, 다른 약물이나 약을 주입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결국 몸이 피로하고 근육 무력감이 원인인 듯하니, 꾸준하게 평지 산책하며 마음을 편히 갖겠다.
아, 정형외과 전문의도 내게 계단 12층 오르기는 권하지 않는단다. 최근엔 그리할 기운도 없지만,
이곳으로 이사 와서도 4~5달간 하루도 쉬지 않고 하던 습관이었기에 새삼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나도 호두나무처럼 밤나무처럼 결실의 가을을 기다린다.
아직 부신 정맥 채혈 검사를 하지 않은 상태여서 앞으로 계획을 나 혼자 확정 짓진 못한다.
그러나 계획대로라면, 9월에 수술을 잘 받고, 온전한 결실의 가을을 건강하게 맞고 싶다.
가끔 가장 여린 듯한 내 마음,
그러나 나는 항상 내 마음을 다독여 일으켜 세울 수 있다.
나의 눈은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도 변치 않고 사시사철 빛을 다 담는다.
내 눈은 지금 짙푸른 녹음을 담아, 녹색으로 빛난다.
계절마다 빛나는 그 빛을 다 품고 산다.
침침한 눈으로 밝게 빛나는 세상 빛을 품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나의 눈길이 머물던 7월 29일 한낮으로 다시 돌아갔다.
모든 꽃들이 끙끙대며 피어나니 더 곱고 다 귀하다.
글은 시가 되고,
시는 노래가 된다.
"괜찮아 잘 될 거야~ ♬ ~"
'치유의 숲'에서 혼자 부르는 시는 노래가 되어 내 귓가로 울린다.
내 귀가에서 멀어지던 노래는 멀리 하늘로 날아갔다가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라고 계속 울린다.
환우들과 그 가족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려는 글귀가 차고 넘치는 '치유의 숲길'을 나는 몇 바퀴나 돌았는지 모른다.
한 여름 낮,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까지 내가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증거다.
아프지 않았더라도 생각까지 밀치고 쏙쏙 들어올 좋은 글들이다.
아픈 사람들에겐 한 구절구절이 더욱더 스스로를 다독여 주는 힘이 되고.
내가 아프다고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다니, 이도 즐거움이다.
아파서야 이런 여유로움과 호젓한 산책을 즐기는구나!
"괜찮아, 이 정도 아픈 건 정말 괜찮아!"
나는 아프고 외롭던 가슴을 다 싹 비운다.
다시 채워질 내 가슴속엔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 중 가장 아름다운 시간으로 가득 채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