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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Dec 21. 2022

'색채의 마술사' 샤갈

샤갈의 삶과 예술에 의미를 주는 것은 사랑의 색

마르크(마크) 샤갈(Marc Chagall, 1887~ 1985년)은 러시아 제국(현 벨라루스 비테프스크)에서 태어난 프랑스 화가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기도 하는 샤갈은 말년을 생폴 드 방스에서 활동하며 장수를 누렸다.

모딜리아니, 르누아르, 마티스, 피카소 등 많은 화가들이 프랑스 생폴 드 방스에서 작품 활동을 했지만, 샤갈이야말로  대표 화가로 손꼽히는 이유는 이곳 성곽을 배경으로 한 그의 대표작 때문이기도 하다.

<푸른 배경 속의 커플>은 푸른 밤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닌다.

이들 커플(샤갈 부부) 뒤편으로 생폴 드 방스 고성이 그 아름다운 윤곽을 그대로 드러낸다.


지난주 일요일 KBS 1 '예썰의 전당'에서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세상을 품은 샤갈의 작품세계를 마주했다. 알록달록 색감이 도드라져 보이는 동화 같은 풍경의 <나와 마을>은 들여다볼수록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중앙에 전시되어 있다.


샤갈의 마을과 나, 1911  / 푸른 배경 속의 커플(Couple in a Blue Landscape) 1969-1971년

샤갈은 유대인들이 모여 살았던 비테프스크에서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우애, 러시아의 민속적 주제, *하시디즘 등 유대인 정체성을 지니게 된다. <마을과 나>에는 동물과 인간의 교감을 중시하는 하시디즘이 담겨있다. 샤갈 작품은 러시아계 유대인 혈통에서 흐르는, 대지의 소박한 시정이 담겨 동화적이고 자유로우며 환상적이다. 특히, 농부·산양·닭과 같은 소재를 작품 속 많이 담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생명의 나무'가 등장하고 기하학적 구도, 그림 중앙에 그려진 원 등이 특징적이다.

샤갈은 대상을 입체적으로 재현하는 '입체파' 미술사조를 화폭에 가득 담고 있었다.

* 하시디즘(Hasidism) : 히브리어 하시드(경건한 자)에서 유래, 죽은 사람 영혼이 동물의 몸으로 들어간다고 믿는 신앙


입체파 화가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 작품                                           

입체파는 1908년 *조르주 브라크가 그림을 묘사할 때 처음 사용됐다.

그려진 대상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마치 입방체처럼 보인다고 한 데서 유래했다.

* 조르주 브라크는 프랑스 화가다. 파리 미술 학교에서 배우고, 1906년에는 앵데팡당 전에 입선하였다. 처음에는 야수파라고 하는 대담하고 거친 붓놀림으로 선명한 색조를 나타내는 그림을 그렸으나, 폴 세잔의 영향으로 인상파에 접근하였다. - 자료 참고 : 위키백과


<일곱 손가락의 자화상>, 1913년

위 작품은 샤갈이 27살에 그린 자화상이다.

1910년 그가 처음 러시아를 떠나 파리에 왔을 때, 파리는 입체파의 예술 형태가 지배하고 있었다.

1913년 그린 이 자화상도 입체파의 영향이 드러난다.

샤갈은 멋진 옷을 입고 자신이 대표작으로 꼽는 <러시아에게, 당나귀에게, 그리고 타인들에게>를 그리고 있다. 화가의 왼쪽 창밖으로는 파리의 거리와 에펠탑이 보인다.  

오른쪽 벽에는 고향인 러시아의 비테프스크가 구름 속에 떠있는 듯 그려져 있다.

이런 표현은 그의 내면과 외면 그리고 현재와 과거를 결합시키고 있다.

다양한 색깔의 물감이 보이는 팔레트와 더불어 일곱 개의 손가락은 7가지 색을 상징한다.

그의 색채에 대한 이상을 제대로로 표현하기엔 5개의 손가락만으론 모자랐는지도 모르겠다.


샤갈은 판화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 성서를 소재로 한 걸작 동판화를 남겼다.

샤갈의 그림은 밝고 온화하다. 편하게 감상할 수 있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사랑하나 보다.


<샤갈의 사랑> / <mission> - 사랑하는 연인들을 주제로 그린 샤갈의 작품 2점

BC 8세기경 이스라엘이 멸망한다.

많은 유대인들이 이베리아반도, 중동부 유럽으로 이동한다.

샤갈 부모님은 러시아 쪽으로 흘러가 유대인 집단 거주 지역인 *케토에서 가난 궁핍을 견뎌내면서도 9남매를 신앙과 사랑으로 키운다.

아버지는 청어 상인 밑에서 일을 했고, 어머니는 야채를 팔아 생계를 도왔다.

서구사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유대인들을 차별했다. 샤갈은 차별의 유년 시절을 보낸다. 당시 차별의 상징적인 표시인 '유대인의 별'이 있다.

* 게토(ghetto)는 16세기 베네치아의 주물공장을 뜻하는 '게타'(gheta)에서 파생된 말로, 카나 레조 지역의 일부였던 유대인 집단 거주 지역을 통칭한다.


샤갈은 1906년 러시아제국 수도이자 예술의 중심지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사를 간다.

많은 유명한 예술 학교들이 있었지만, 유대인들은 통행증이 없으면, 출입이 허가되지 않았다. 샤갈 가까스로 친구에게서 임시 통행증을 얻어 그곳의 명문 예술 학교에 등록을 해서 2년을 공부한다. 1907년 경에는 자연주의 초상화와 풍경화를 즐겨 그렸다.

1908년~1910년, 샤갈은 짜반체바 미술학교에서 공부한다.

그는 실험극장과 폴 고갱의 작품들을 접하게 된다.

유대인인 박스트는 장식예술 디자이너였고, 유명한 발레 무대배경과 의상 디자이너였다.

샤갈은 박스트를 성공한 유대인의 롤 모델로 삼았다.

1년 후 박스터는 파리로 이사를 갔다.

예술 역사가 레이먼트 코그니에는 "샤갈은 당시 주류 예술로 접어들었으며.... 그의 도제 생활은 끝났고, 러시아는 그의 삶에서 중요한 초기의 경험을 던져주었다"라고 썼다. - 참고 자료: 위키백과


샤갈이 제2의 고향인 파리 하늘에 새긴 <꿈속의 꽃다발>, 1964

샤갈은 파리 가르니에 극장의 천장화를 그렸다.

샤를 가르니에(1825~98)가 설계해 착공 17년 만인 1875년 개관했다. 1989년 바스티유 오페라 개관 후 발레 전용극장으로 남아있는 '팔레 가르니에'다.

당시 문화부 장관 앙드레 말로는 파리 오페라 극장의 천장 벽화를 샤갈에게 의뢰했다.

그가 그린 유일한 천장 벽화다.

천장화 속에는 모차르트 <마술피리>,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아돌프 아당 <지젤>, 스트라빈스키 <불 새>, 베를리오즈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유명 오페라 발레 장면이 등장한다.

오페라 역사를 수놓은 위대한 작곡가들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은 작품다.


사진 출처 : KBS 예썰의 전당 화면 캡처 - <꿈속의 꽃다발> 애니메이션


샤갈과 벨라

마르크 샤갈은 "인생에서 삶과 예술에 의미를 주는 단 한 가지 색은 바로 사랑의 색이다."라고 했다.

그는 22살 때, 벨라 로젠 펠트를 만나 첫눈에 반하고, 세계 1차 대전 전운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인 28살, 벨라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벨라는 그의 작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연인이기도 하다. 샤갈도 전쟁의 암울한 시기를 피해 갈 순 없었지만, 사랑의 힘이었는지 그의 작품은 한결같이 '사랑의 색'을 잃지 않았다.

샤갈 57세 되던 해, 벨라는 병으로 세상을 뜨고, 그는 한동안 붓도 들지 못할 정도로 상심이 컸다.



샤갈이 그린 <바바의 초상화>

60세 되던 해, 샤갈의 딸은 아버지에게 유대계 러시아인 바바를 소개한다. 두 사람은 민족적 정서와 종교를 공유하면서 서로 통하는 사이가 되고, 바바는 샤갈의 두 번째 부인이 된다.

샤갈은 세상을 뜰 때까지 다시 얻게 된 '사랑의 색'으로 생폴 드 방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샤갈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랑이란 주제는 그의 작품 속에 그대로 담겨 있다.


<바바의 초상화>, (1953~1956)는 벨라와 사별 후, 재혼한 샤갈이 자신감과 마음의 평화를 찾으며 다시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된 심리상태가 잘 표현되어 있다.

샤갈은 지중해 연안으로 거처를 옮기며 안정된 생활을 한다. 그 결과 작품은 다시 밝아졌고 색채도 화려해졌다.

아름다운 꽃다발 옆, 하얗고 차분한 바바의 모습은 어둡고 검붉은 배경과 대비를 이루며 부활과 어둠 후 찾아오는 아침을 연상케 한다.


 샤갈은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 화가로 불린다.

그는 살아서도 명성을 얻었던 화가이며, 사랑하는 사람과 천수를 누리며 살다가 98세로 세상을 떠났다.


https://brunch.co.kr/@6fe5671e95844e0/40


https://www.youtube.com/watch?v=AIyX94ex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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