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아빠랑 성격이 맞지 않아서 옛날에 집을 나갔기 때문입니다."
땡스뉴데이 작가님의 글, <받고 싶은 선물>에서 나온 내용이다. 생일 선물로 받고 싶은 것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1학년 교실에서 생긴 일이었다. 선생님의 노련함으로 마무리는 잘 되었다. 발표하는 아이도 구김 없이 당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버이날... '엄마 아빠 사랑해요' 같은 문구가 넘치는 속에서... 엄마가 선물로 받고 싶었다는 민진이가 떠올랐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어버이날로 함께 기념하지 않고, Mother's day 와 Father's day로 나눠서 한다. 영국에서 생활할 때, 어버이날로 묶어 기념하지 않으니 한편으론 괜찮은 방법이란 생각을 했었다. 찾아보니, 이렇게 따로 기념하는 나라가 꽤 많았다. 개인을 우선으로 하는 사고방식이 어버이날도 엄마의 날과 아빠의 날로 나누었나 했는데, 그것과는 상관이 없었다.
1907년 Anna Jarvis라는 여인이 교회에서 카네이션을 나눠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Anna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2주년 기념으로, 생전에 좋아하던 꽃 카네이션을 꽂으면서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미국의 오랜 시민전쟁이 끝나고 가족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을 기념한 것에서 연유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렇게 어머니날이 5월에 먼저 시작되고, 안정적으로 정착이 되면서 아버지날도 몇 년 후 6월 셋째 주 일요일로 지정해 기념하기 시작했다. (1908년 시도했던 아빠의 날은, 이후 인지도에 성공을 못하다가 1966년에 공식 지정되었음)
카네이션이 우리나라에 퍼지기 시작한 것은, 1925년경. 구세군 가정단에서 어머니 주일을 지키기 시작한 것은 1930년경. 어머니날의 공식지정은 1956년. 이로부터 17년 후, 아버지와 어른, 노인을 포함한 어버이날로 개칭한 것이 1973년의 일이라고 한다. 어버이날의 기원이 기독교 국가에서 왔다는 것, 공식적인 어버이날의 역사가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민진이덕에 알게 되었다.
사회는 많이 변하고 있다. 어버이날 스티커를 검색하면 엄마 아빠를 한 번에 넣은 것으로만 나온다. 엄마 사랑해요. 아빠 사랑해요 혹은 할머니 고마워요. 할아버지 사랑해요 등 개별 문구로 카네이션이 그려진 도안은 아직 보질 못했다. 물론, 개별 디자인이 가능한 시대라 그것이 문제 될 것은 없다. 만들면 되니까. 그저.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포용되는 문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끼적여 보았다. 아들이 꼭꼭 눌러쓴 글씨와 카네이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땡스뉴데이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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