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다 배웠다면
아이들은 이미 독립을 하고도 남지 않았을까.
가르쳐 주었다고, 모두가 다 배우는 건 아니다.
지난 시간에 했으니, 모두가 다 기억하는 것도 아니다.
열두 번 말했어도, 상대에겐 들리지 않았을 확률이 더 높다.
(열두 번 말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라)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해주고
상대가 이해했을 거라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이후 일어나는 사태에 대처하기가 수월해진다.
못 가르쳐서 아이가 이해를 못 하는 것인가
고민했던 적이 있다.
과외로만 억대 연봉을 찍으셨던 한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다.
Be 동사만 한 오 년 가르쳤던 녀석이 있다고.
이후에 미국을 가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논문까지 마쳤다고 한다.
그리고, 선생님한테 제일 먼저 보여 주고 싶다고
뱅기타고 날라 왔다고 한다.
오 년 동안 Be 동사 강의를 들으면서
그 선생님한테 배운 건 인생이었을는지도.
아는 선생님은 자기 아이 하나보다
삼십 명 아이들과 수업하는 게 쉽다고 했다.
가르치는 게 익숙한 사람도
자기 아이는 쉽지 않다.
내 아이에게도 선생님은 아니기에.
내 영어 해결도 안되는 상황에서,
아이한테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당연히 부담스럽다.
그래서 더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가르친다고 다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영어는,
매일의 시간 속에서... 엄마 아빠와의 관계 속에서 함께익혀 나가는 것임을.
엄마도 배우고, 아빠도 배우고,
내 아이가 어떻게 배워가는지도 배우고.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분명히 소중한 과정이라 믿는다.
가정에서 함께 이루어지는 영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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