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05
다나카 고이치 (1959 ~ )
노벨상 수상자인 그가 수줍어했다. 교토의 중견 연구소에서, 아직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노벨상을 수상한 지 22년이 넘었다. 학사 출신의 노벨 과학상 수상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아마도 영구불패(?)
2002년 일본 교토 시마즈 제작소의 42세 샐러리맨 엔지니어인 그는, 해외로부터 중요한 전화가 온다는 귀띔을 받고 전화를 받았다. 통역을 통해 전화내용을 듣고는, 동료들의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생각했다.
회사에는 다나카 고이치라는 이름이 본인을 포함해 3명이나 되니까, 정확히 누구인지 자신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바로 그가 200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다.
지방 대학을 졸업하고 소니에 지원했다가 떨어져, 교토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던 평범한 계장급 직원이었다. 학사 출신이 노벨 과학상을 받은 것은 최초였다.
상을 받게 된 것은 단백질 등 생체 고분자를 간단히 분석할 수 있는 질량분석기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과 암치료에 신기원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28세에 질량분석기를 개발했고, 당시 특허는 일본에서만 출원되었는데 노벨상을 받았다.
독일의 한 학자가 그의 논문을 인용하면서, 학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연에 우연이 겹쳐 대박이 났다.
일본 언론은 한 길에서 꾸준히 장인정신을 가지고 일하면서, 결실을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시료를 잘못 배합했던 것이 성공을 하게 되었다고 밝혀, 세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일본의 공식 인터뷰에서도 양복이 아니라, 작업복을 입고 나타났다. 자신은 이런 자리가 익숙하지 않아, 정장을 못 챙겼다고 말했다. 지금도 같은 회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붙인 연구소의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21년 피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
당시 TV에서 쑥스러워하며 출근하던 그의 모습이 기억난다. 정문에서 사장부터 전 직원들이 그의 노벨상을 손뼉 치며 축하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없다.
수상에 근접해 있는 과학자가 몇 명 있다는 말은 듣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이 나오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 1명뿐인데, 일본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무려 2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