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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만사 - 짐 시네갈

경영자 20

by 구포국수

짐 시네갈 (1936 ~ )

1 국가 1 카드 정책은 코스트코 진출국의 카드업계에게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된다. 영리한 코스트코의 선택은, 현대판 독이 든 성배를 만들었다. 카드사는 독이 들어도 잔을 든다. 코스트코의 열성 팬들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월마트와 경쟁하는 유통 소매점을 꼽으라면, 코스트코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월마트와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유료 회원제, 조건 없는 환불정책, 저렴한 가격, 적은 취급품목, 1 국가 1 카드 정책이 그것이다.


이 회사는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점 콘셉트로 기획되었다. 품목수도 4천개 정도로 압축해 압도적인 품질로 승부한다. 마진도 매출이익률이 15% 넘어가지 않게 해, 고객과 회사의 편의를 적절히 밸런싱하는 가격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코스트코를 창업한 사람은 짐 세네갈이다. 그는 피츠버그에서 태어났고,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원래는 변호사를 하고 싶었지만 시험에서 낙방했다. 대학생 시절부터 페드마트라는 회원제 소매점포에서 알바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부사장까지 하고, 프라이스 클럽에서도 근무했다.


30년 이상을 소매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고, 업계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자신의 사업을 하기로 하고, 750만불의 자본금을 가지고 코스트코 1호점을 1983년 시애틀에 냈다. 창고형 도매점 체인이었다. 첫 점포를 낼 때부터 자체 PB브랜드인 ‘커클랜드’를 출시했는데, 커클랜드는 시애틀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나는 코스트코 매장을 자주 이용한다. 제품의 가성비가 좋다. 차를 가지고 가서 사업자처럼 한가득 싣고 오면, 두어 달은 쇼핑을 안 해도 된다. 연어, 세제, 휴지, 키친 타월은 우리 집의 애호 품목이다. 샐러드, 핫도그, 피자를 사가지고 나오면 하루이틀 비상식량으로도 충분하다. 한동안 양재점이 전 세계 코스트코 1위 점포였다.


내가 미국 주재원으로 잠시 있을 때도 한국의 멤버십 카드를 가지고, 뉴저지 코스트코에서 삼성 평면 TV를 샀다. 한국의 주차타워와는 달리, 미국은 지상 주차장이다. 짐 시네갈은 1983년 오픈할 때부터 2011년까지 CEO로 역임했다. 그는 늘 JIM 이름표를 달고, 동료들과 고객들을 만났다고 한다.


긴 에스컬레이터에서 쇼핑 카트를 밀어주고, 끌어올리던 코스트코 직원들이 생각난다. 높은 천장에 올라가 있는 수많은 제품들도 생각난다. 우리 집 구석구석에는 코스트코 제품과 빨간 쇼핑백이 몇 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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