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05
팀 버튼 (1958 ~ )
기괴한 판타지 영화만을 만들고 있다. 첫 직장인 디즈니에서 견디지 못하고 바로 뛰쳐나와, 자신의 스튜디오를 차리고 마음껏 스토리텔링을 한다. 윌리 웡카 초콜릿 공장의 진한 냄새가, 아직도 내 몸에서 나는 듯하다.
판타지 영화감독 팀 버튼의 작품은, 동화와 현실 사이를 걷는 몽환적인 세계가 특징이다. 그의 작품에 나오는 배경은 어둡거나, 화려한 경우가 많다. 영화 가위손에서는 에드워드가 살고 있던 검고 음침한 성과, 마을 사람들이 사는 화려한 집들이 대비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팀 버튼은 화려하고, 괴상한 윌리 웡카의 공장을 연출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내성적인 성격에 혼자 공동묘지에서 지냈고, 하루 종일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왕따였는데,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칼 아츠에 진학해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졸업 후 디즈니에 입사했는데 자신의 기괴한 상상력을 펼치지 못하자, 얼마 있다가 퇴사했다.
오래전 한 다큐 필름에서, 디즈니에 근무하던 그가 어정쩡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쳐다보던 모습이 기억난다. 이런 캐릭터는 당연히 디즈니에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나는 그 다큐 필름을 보면서 가졌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면서, 이 감독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인지 가늠이 잘 되지 않았다. 가위손에서는 현대사회에서 아웃사이더, 비정상으로 낙인찍힌 인물이 겪게 되는 잔혹한 상황을 담았다. 그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어떤 불가피한 이유 때문에 외면당하지만, 주변의 인식을 바꾸고 늘 밝은 세상에 나오려고 애쓴다.
팀 버튼의 작품은 하나같이 이런 스토리다. 그의 작품들은 모두 자신의 이야기며, 유년기 때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독특하면서, 기괴한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를 지금도 만들고 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볼 때 나는 회사 일로 굉장히 힘든 시기였는데, 시간을 내어 그 영화를 봤다. 한마디로 신세계였고 작품을 보고 나오는 순간, 복잡했던 내 머리가 위로받았던 것 같았다.
그의 영화는 디즈니 플러스보다는, 넷플릭스에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팀 버튼도 아마 그렇게 권할 듯하다. 당연히 反디즈니 감독에게 디즈니가 자리를 줄리도 없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