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중력이 없는 상태. 나도 경험하지 않았지만 익히 들어 우주에서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떠다니는 몸, 책상, 기타 여러 가지 물건들이 둥둥 부유한다. 그럼 사전 지식이 없는 나 아닌 다른 이의 눈으로 본, 머리로 생각한 무중력은 어떨까?
아이들은 무중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이들의 눈과 귀, 머리로 무중력을 받아들여 보기로 했다. 물론 내 안의 아이라 진짜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지, 느끼는지는 모르겠다.
If you become 무중력이라는 글자를 들은 아이들
무중력? 스키비지 같은 이름도 아닌 걸로 봐서는 만화 속 이름도 아닌 것 같다. 유튜브에 나오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무중력이 뭐지? 무인가? 무가 뭐 하는 중인가? 력은 뭐지? 달력 같은 거? 아~ 무가 달력이 되는 건가? 재미없다. (딴 데로 감)
If you become 무중력이라는 의미를 들은 아이들
우와 진짜! 재밌겠다! 나 우주에 가면 외계인이랑 싸울 수 있을 것 같은데 푸쉭 퓨쉭 내가 다 무찌를 수 있어! 내가 날아다니면 엄청 재밌을 것 같다! 그럼 가고 싶은 곳도 새처럼 날아서 갈 수 있겠네~ 다른 날아다니는 거 잡으러 친구랑 술래잡기 해야지~! 숨바꼭질은 그럼 하늘에서 할 수 있는 건가? 신기해!
아이들의 눈과 머리로 본 무중력은 본체인 나의 생각보다 재미가 있다. 즐겁고 흥미롭다. 우주에서 무슨 게임을 할지가 중요해진다. 어른이 된 나는 익숙지 않은 무중력 상태가 기대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고 생활이라고 생각하면 주변의 물건들이 다 둥둥 떠다녀 다치지는 않을까,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을까 두려운 상상이 되기도 한다. 낯선 것에 대한 시선이 아이들보다 어른이 더 경직되어 있다. 살아오면서 가진 경험들이 노하우를 만들지만 결국 자기 세계의 폭을 좁힌다. 무한한 상상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피터팬을 꿈꾸던 나는 현실을 바라보고 32km로 나아가는 어른이 되었다. 앞을 보고 내 속도로 가면서도 이리저리 옆을 쳐다보고 가끔은 초능력처럼 다른 무언가도 되어보고 나 아닌 눈으로도 지켜보고 그러려고 한다. 피터팬이 되고 싶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랄까. 여러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다양하게 살고 싶다. 흥미로 가득 채워진 아이들의 우주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