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자유시

물 오른 봄

by 열목어


물이 오르고 봄이 온다

노랑나비 날으는 배경엔 아직 연두색이 없어도


얼었던 땅이 질척해지면 아지랑이 마냥

겨우내 앞 뜰에 누었던 철이의 지린내가 오른다

흰나비가 난다

봄의 습기에 취할 만 하지


달팽이 밀고 간 자리를 알리면서 촉촉하게 살자

물로 깜박깜박 눈을 씻는 이들이여


우리의 촉수는 요즘 너무 건조하지 않나

그립지 않나 두근거리는 물기가


나와 너를 매개하던 젖은 손 젖은 눈이

물 오른 봄날의 간지러움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