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본성 그 사이
친구나 애인 혹은 가족과 며칠간 여행을 가거나 오랜 시간 함께한 후
헤어짐을 맞이하게 되면 언제나 착잡한 기분이 든다.
외롭다거나 보고 싶다는 감정과는 확연히 다르다.
착잡하다.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뒤섞여 어수선하다.
분명 잘 놀고 아무 일 없이 흘러갔었는데, 뭔가 모를 오묘한 감정에 뒤덮여 생각의 꼬리를 잡기가 힘들다.
생각은 내 머릿속을 뛰어다니며 어지럽혀 나는 분명 걷고 있는데도 걷는다는 것을 인지할 수 없다.
만남이 계속되었으면 했는데 헤어져서 그런 것일까?
그러기엔 어서 빨리 혼자라는 자유를 찾고 그냥 침대에 누워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왜 이별의 순간은 언제나 착잡할까.
마치 며칠 동안의 삶을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관성 같은 걸까.
네가 얼마나 노력해서 안전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다시 혼자가 되려고? 라며
내가 좋든 싫든 만나고 관계를 맺고 그 구성원의 일부가 되어라며
거부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라며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나는 혼자가 좋고, 혼자가 편하다고 아무리 말해도
사실은 그것이 아니며, 너는 혼자보다 함께하는 것이 타고난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을
사실 너도 그것을 원하지만 애써 부정하는 것이라고
노력하기 싫어서 회피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고독을 찾는 자아와
본성 그 사이
그 뒤숭숭한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 30대의 딜레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