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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리 Nov 24. 2024

고생하셨습니다.

모두요.

2018년 수련생 시절 키보드 패드 아래 붙여놨던 문구.



- 내 의지로 선택해라.

- 의무적으로 책임감으로 자책하며 끌려다니는 결정을 하지 말라. 

- 자기 성장도 선택이다.


이 문구는 내 직전 수련선배가 사용했던 데스크컴퓨터를 내가 바톤터치 받아서 사용하려고 보니 메모장에 이런 문구들이 적혀있었고, 너무나도 와닿아서 나는 이걸 필사해서 키보드 패드 아래에 붙여놓고 힘들 때 마다 열어보곤 했었다. 


다음 화성시 직장에 갔을 때도, 아마 다이어리 맨 앞에 적어놨던 문구 중 하나였던 것으로 생각한다.


직장생활이든, 연인 관계든, 스스로에 있어서도 선택에 연속인 삶에서 아무리 조언을 들어도 아무리 검색을 해도 정답은 없고, 미래는 알 수 없기에 오로지 내 선택을 믿고 의지하고 수습하며 지내는 게 인생이니까.


보통 타의로 인한 선택은 나중에 후회하거나 그 사람을 탓하기 쉽상이고, 의무적, 책임감으로 자책하며 내린 선택은 온전히 선택을 즐기지 못하고 자기 성장을 강요하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저연차 일 땐, 계속 쏟아지는 지식이나 외워야 할 것이나 공부할게 계속 있을땐 아, 수련이 끝나면 끝난 건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아니면 내가 수련을 대충 했다는 의미일텐데 나는 도대체 무얼 했던 것일까?


열심히 안 살았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나중에 끝날땐 후련하게 끝내는 편인데 슈퍼바이저가 남겨준 수련평가를 한 번 살펴보겠다.


"본 수련생은 수련기간 동안 주어진 상황속에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수련과제 등 전반적으로 수행능력이 뛰어나 늘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준전문가로써의 마음가짐과 성실함을 기본으로 본 수련을 통해 정신보건의료기관의 전반적 업무 이해와 정신장애인의 치료와 재활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학습하고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서의 품성과 자질을 갖추고자 노력하였습니다. "


잘 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저 근데 품성과 자질을 잘 모르겠습니다.


5년차 되니 엑소 으르렁 만큼 으르렁 해가지고 어쩌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죄송했습니다. 슈퍼바이저가 아닌 사람대 사람으로 선생님의 치부를 감싸드리지 못하고 스트레스 관리가 되지 않아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선생님이 요청해주시는 건 다 해드렸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그래도 저희 네명이서 고기도 먹고 카페도 가고 그랬던 시간이 기억이 납니다. 맏며느리st 였던 선생님 아이는 잘 크고 있나요? 지금쯤 초등학생이 되었겠네요. 가정안에 평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알랍 쏘 머취.


- 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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