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을 올립니다. 펜팔 친구 합시다!
조곤 조곤 얘기하는 걸 좋아했던 나는
사람과 대화를 좋아했던 나는
대화 방식이 꼭 면대 면으로 음성으로 이뤄져야 할 필욘 없는 것 같고.
정신건강사회복지사를 하기위해 2018년도 부터
아니지 봉사 2년 까지 한거 치면 2016년부터
정신의료기관( 만성 정신과병원, 지역재활시설, 지역사회 센터, 자살시도자 응급실)
2016년~2024년 4월까지
누군가의 힘듦을 들어주고, 내 경험을 나눠주고 했던 나는 이제
귀가 왜 2개 뿐이지 4개였으면 더 들어줄 수 있을 텐데 라고
아쉬워하며 핫라인 전화를 쳐냈던 내가.
이제는 사람이 싫어져서
말을 걸기도 싫고
말을 하기도 싫고
그렇게 자연에 빠지게 되버렸다.
아무튼 자연에가면 굳이 스트레스를 주지않는
그 자연이 주는 힘이 웅장함이 멋짐이 아름다움이
내 마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위로를 해주고 위안을 가져다 줬다.
근데 나에게 지금 위안이 되는건 독서고 그 중에서도
세이노 책이다.
누가 보면 부자가 되고 싶어서 저러나 싶을 텐데
부자 되기 싫은 사람 누가 있을까.
다만, 내 닭대가리 같은 머리론 부자 되긴 글렀고
성격도 할 말을 못하면 복장이 터져버리는 성깔이라
학연, 혈연, 지연 아니면 출세를 못하는 이 개썩어처빠진 대한민국나라에서는
나는 그냥 좁은 문에서 머니게임을 해야할 뿐이지.
딱히 억만장자를 꿈꾸진 않는다.
다만, 내 힘으로 1억은 모아보고 싶은 마음 뿐이다.
1억을 모으지 못하면
그 다음 액수 또한 모을 수 없다.
다이소 기업 회장이 그랬다.
1천 원을 경영해야 3조원을 경영한다고
그래서 나는 케이뱅크 돈나무 키우기에서 매일 같이 1원을 받는다.
요즘 시대에 1원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싶지만
내겐 돈의 가치를 돈의 소중함을 잊지 않으려고 1원을 받는다.
그 습관을 들여놓으니 배달비 3,000원이 30만원 처럼 느껴지니
배달 보단 포장을, 포장보단 집에서 해먹을 게 있다면 해먹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
그렇게 습관을 들여놓으니
땡기는 빈도수가 줄어들고, 술을 안마시면 주량이 줄어드는 것처럼
줄어든다.
먹고 싶을 땐 매장에 가서 먹거나 포장해오거나 그런 식이다.
삶의 재미가 줄어들긴 했는데
삶의 불안감도 같이 줄어들어서 나에겐 이득이다.
심심한 것과
괴로운 것
고르자면 심심한게 낫지
충동적으로 했던 일들을 끊어내니
이렇게 고요하고 잔잔하고 적적하니 무미건조한 이 일상이
오늘 본 <퍼펙트 데이즈> 영화처럼 좋았다.

아, 그래서 답장을 올립니다.
도덕현 씨는 포도알에 칼로 흠집을 내고 이쑤시개를 찌르는 실험은 10년 이상 해 왔다는데 이는 나무 스스로 치유력을 갖게 한다고 한다. 이것을 내가 아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면 이렇다. 과실 나무 묘목에서 2개의 가지가 자랐는데 하나는 먼저 나온 가지 A이고 다른 하나는 나중에 나온 가지 B이다. 당연히 A가 더 굵고 길이도 더 길 것이다. 관리 및 수확의 편의를 위해 이 두 가지의 굵기와 길이를 비슷하게 만들려면 A는 가지 상부를 절단하면서 그 밑의 곁가지들을 살짝만 자르고(약전정이라고 한다) B는 가지 끝에서 훨씬 더 밑에 있는 부분을 자르고 곁가지들 대부분도 잘라야 한다(강전정이라고 하는데 가지마다 강전정을 어설프게 하면 나무가 죽을 수 있다). 곁가지들이 살짝만 잘린 가지는 “에이, 이거 별거 아니네.”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성장 속도가 예전보다 늦어지지만, 곁가지들이 많이 잘린 B는 “아이구야, 이거 큰일 났네.” 하며 온갖 양분을 우선적으로 분배하다 보니 성장 속도가 예전보다 훨씬 빨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이다. 2024년에 당신의 성장을 방해하고 당신의 시간을 뺏기만 한 것들을 이제는 모두 크게 잘라내고 2025년에는 쓸데없이 잡스러운 것들은 거들떠보지도 말고 당신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들에만 집중하여라. 부디 위 사진의 포도나무처럼 새해가 풍성하게 되기를 빈다.
(* 천주교 모태신앙 카타리나 현재 오랜기간 냉담중이지만 유년시절 전례부 단장을 했던 기억을 더듬으면
나는 포도나무요 노래를 제일 좋아했다.
나는 포도 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가지가 내 안에 붙어있지 않으면
작은 열매도 맺을 수 없듯이.
너희가 내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그러하리라.
내 기억엔 이정도 가사가 떠오른다.
굳이 찾아보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적은 가사며
이걸 흥얼거리면서 부르고 나니
하느님 꽤나 무서운 사람이네 싶은데
나는 이제 어디에 붙어있지도
나는 누군가를 붙이지지도
않고 열매를 맺는 방법을 쌓아가고 알아갈 뿐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이 과정이 꽤나 마음에 들고 재밌다.
25년 큰 기대는 없지만 그렇다고 감흥이 없지는 않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주어진 선물같은 하루를
소중하게 보낼 계획이다.
특별하지 않아도
충분히 퍼펙트 한 하루니까 .

추신 :
세이노 어르신 늘 건강하시고, 태어나 주셔서 감사합니다. 25년에도 세이노 외치는 가르침을 많이 남겨주신다면 많은 어린 친구들이 위선자의 만행에 놀아나지 않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애쓰며 지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닭대가리는 나사를 조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