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아빠의 마음

아빠의 한 마디 "감동이네"

by 고미사
"감동이네"


아빠의 이 한 마디가 내 마음에 위로를 가져다주었다. 아빠는 내가 연재한 브런치북 《고맙고 미안한 사람들에게》 를 읽고, 각 에피소드들마다 옛날 생각나게 글을 참 잘

썼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리고 "감동이네"라고 말하셨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빠의 자그마한 미소와 소리 내지 않으셨지만 아빠 옆에서 조용히 내 목소리를 듣고 계실 엄마를 떠올렸다.


영상통화가 아니라 일반통화였기에 목소리의 떨림과 톤, 단어 선정을 통해 엄마, 아빠의 기분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빠의 "감동"이라는 단어 선정에는 진심이 느껴졌다.


아빠의 진심을 느끼기란 나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 수도원에 간다고 KTX를 탔던 날, 함께 동행해 주며 "힘들면 돌아오면 돼. 걱정하지 마"라고 위로를 해주던 그 순간 이후로 처음으로 진하게 아빠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삶의 순간들을 지내고 나도 어느새 아빠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어젯밤에는 아내인 마틸다의 배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태동이 있었는데, 내가 배에 귀를 댔더니 태동이 싹 사라졌다고 한다. 나도 태동이라는 걸 느껴보고 싶었는데... 5개월이 되었는데 왜 난 못 느끼는 걸까. 마틸다가 인터넷을 찾아보더니, 아빠의 손길과 목소리가 아직은 어색해서 그런 거라고 한다.


"내가 아빤데.. 나를 어색해하다니!"


순간 나는 섭섭한 마음이 조금 들었다. 그러면서 아빠를 무서워하고 아빠의 진심을 정말 잘 모르겠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아빠로서 살아가기 위해선 진심을 전하고자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되새겨보았다.


그런 점에서 아빠는 나의 중요한 때마다 필요한 말과 위로를 진심을 담아 잘 전해주신 것 같다. 그 위로와 말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살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고맙고 미안한 사람들에게》 를 연재하면서 진심을 담고 싶었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느꼈던 가족에 대한 사랑과 추억, 친구에 대한 우정과 실망, 경험을 통한 깨달음과 나의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싶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 아침에 짧게 써 내려가는 글쓰기 시간은 어느새 작은 기쁨을 넘어 나의 일상의 리듬으로 자리 잡았다. 내가 겪었던 많은 에피소드들을 모두 담아내지 못해 아쉬웠지만, 하느님의 선물과도 같은 나의 소중한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나의 에피소드들을 30부작 안에 요약해서 다 넣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이어지는 브런치북 《고맙고 미안한 사람들에게 2》를 이어서 발행할 예정이다.


내가 만나고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브런치북을 읽고 좋아요와 구독, 댓글을 통해 공감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고맙고 미안한 사람들에게 1》의 연재를 마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농장에서
아빠의 마음처럼 부드러운 새싹이 돋은 농장의 복숭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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