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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흡연보다 위험하다

‘움직임 결핍’이 만든 조용한 팬데믹, 우리 모두의 이야기

by 사람인척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생명은 짧아진다

요즘 건강 관련 기사에서 자주 보이는 문장 중 하나가 바로 "앉아 있는 습관은 새로운 흡연이다"라는 말이다.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실제로 장시간 앉아서 보내는 생활 방식은 심혈관 질환, 고혈압, 제2형 당뇨, 비만, 우울증, 심지어 일부 암의 위험까지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어떤 연구에서는 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은 조기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0% 이상 높다는 결과도 있다. 미국 심장전문의 스티븐 윌리엄스 박사는 이를 "흡연 수준의 건강 위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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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있는 시간이 6시간을 넘으면 몸이 썩는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앉아 있는 시간’은 무려 8.3시간. 사무직의 경우 10시간을 훌쩍 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좌식 생활이 익숙한 문화적 배경까지 더해져, 이 문제는 더 은밀하고 깊게 우리 삶에 파고든다.


스탠딩 데스크? ‘움직이지 않으면’ 무용지물

그렇다고 서 있으면 괜찮을까? 많은 직장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탠딩 데스크를 도입하고 있다. 물론 처음엔 허리가 덜 아픈 느낌이 들고, 집중력도 좋아지는 듯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서 있기만 해도 ‘정적인 자세’인 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미국의 피트니스 전문가 벤 그린필드는 이렇게 말한다.

“같은 자세로 60~90분 이상 서 있는 것도 결국은 혈액 순환 저하와 근육 피로를 유발한다. 결국, 핵심은 자세가 아니라 ‘움직임’이다.”


쉽게 말해, 움직이지 않으면 서 있든 앉아 있든 똑같이 위험하다는 것. 이는 마치 비행기에서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가 붓고 저리는 것과 비슷하다. 자세가 문제가 아니라, 정적인 시간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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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분, 두 번의 움직임이면 충분하다

여기서 반가운 소식 하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헬스장에 가서 땀을 뻘뻘 흘릴 필요는 없다는 거다.

스티븐 윌리엄스 박사는 “하루 10~15분씩, 두 번 정도 심박수를 높일 수 있는 활동만 해도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이건 점심시간에 짧게 산책하거나, 퇴근길에 한 정거장 미리 내려 걷는 정도면 된다.


또 하나의 팁은 스마트워치나 핸드폰 알림 기능을 활용해 30분마다 일어나 몸을 푸는 것. 최근에는 이러한 ‘움직임 알림’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된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많아 실생활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운동 강도를 판단할 수 있는 간단한 공식도 있다.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수치’가 최대 심박수고, 여기에 50~70% 수준의 심박수로 움직이면 건강 유지에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40세라면, 220-40=180, 그중 5070%면 90126 사이의 심박수로 가볍게 걷기나 스트레칭을 하면 충분한 운동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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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병'이라는 이름의 생활습관병

요즘 병원에서는 ‘의자병’*이라는 신조어도 심심찮게 들린다. 목과 어깨 통증, 허리디스크, 다리 부종, 심지어 하지정맥류까지. 이 모든 것이 ‘지나치게 오래 앉아 있는 습관’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다.

문제는 이게 단순한 근골격계 통증을 넘어, 만성질환과 조기 사망 위험까지 동반한다는 점이다.


어쩌면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앉아 있는 상태’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회사 일이니까 어쩔 수 없지.”

“피곤한데 뭐라도 하려면 그냥 앉아서 해야지.”


그럴수록 더 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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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작지만 강한 실천법

당장 운동을 시작하긴 부담스럽다면, 아래 실천법부터 하나씩 해보자.


3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하기

알람을 맞추거나 워치 진동 기능을 이용해도 좋다.


✅계단 이용하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하면 짧은 시간에도 큰 효과를 본다.


✅회의는 ‘스탠딩 미팅’으로

서서 하는 회의는 집중력도 높고, 회의 시간도 줄여준다.


✅점심시간 10분 산책

햇빛도 쬐고, 기분 전환도 되니 일석이조.


✅퇴근 후 15분 동네 한 바퀴 걷기

스마트폰 대신 거리의 바람을 마시며 하루를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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