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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Oct 06. 2023

코스모스

살살이꽃(한국 고유어)

가을바람에 한들한들  손을 흔드는 코스모스입니다. 어느덧 무리 지어 파란 하늘 아래 가득 피었습니다. 가을볕에 일광욕을 하려는지 꽃잎이 한창 흐트러지게 피었네요.

제가 어린 시절엔 강둑 길가에 노란 분리대 뒤편으로  줄지어 피어났던 꽃입니다.

강둑의 노란 분리대 사이를 깡충 대며 이동할 때,

늘 길동무해 주던 꽃이지요.

넓게 여덟 개의 꽃잎을 이루고 있는데 이것은 곤충을 유혹하기 위한 가짜꽃이라고 합니다.

진짜 꽃은 바로 큰 꽃얼굴 안에 노랗게 피어난

 작은 꽃들이라고 합니다.

이 노란 꽃의 맛은 아주 동네 꿀벌과 나비들에겐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고유어로는 코스모스꽃을

'살살이꽃'이라고 한답니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느낌을

잘 표현한 말인 것 같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 길쭉길쭉 선을 그은 듯한 코스모스의 줄기는

마치 화가가 그려놓은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씨앗을 잔뜩 품고 있는 씨앗 주머니

그리고 기하학적 선을 그리며 벗어난 줄기대

하늘 향해 방긋 웃는 꽃

이보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있을까요?

코스모스 각각이 모두

춤을 추고 있는 무용가들 모습 같습니다.

핑크색코스모스 : by 꿈그리다

핑크빛 물결에 한창 빠져 있을 무렵 나즈막한 곳에서 하얀 코스모스를 발견하였습니다.

보통 키가 큰 코스모스가 아니라 평소 보았던 모습보다 더욱 키가 아담했습니다.

요즘엔 바람에 꽃이 꺾이거나 쓰러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개량종을 권장한다고 해요.

순백의 코스모스 : 꿈그리다

이렇게 하얀 코스모스가 무리 지어 있으니 또 다른 매력이 보이네요. 어쩜 이토록 꽃잎이 정교할 수 있는 걸까요? 꽃잎 끝자락의 지그재그 디테일 좀 보세요. 이제 막 꽃 피우려 잔뜩 힘을 모으고 있는 꽃봉오리도 단단하니 너무 예쁩니다.

무엇보다 전 코스모스의 잎이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가느다랗고 길쭉한 잎사귀들이 어쩌면 이토록 꽃얼굴이 큰 꽃을 지탱하고 있는지

볼수록 놀랍습니다. 같은 방향을 보고 있지 않는 코스모스들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모습으로

어떤 줄기는 곧게

또 어떤 줄기는 구부러진 듯하나 빳빳이 서있고

모두가 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름의 美를 추구함이 느껴집니다.

가을비가 훑고 간 코스모스는 군락지 곳곳에서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늘 이맘 때면 하얀 편지봉투에

 코스모스 씨앗  가득 담던 추억이 생각나

빙그레 혼자 웃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툭툭!

 코스모스 씨앗

 털어내던 그 시절이 아련합니다.


글,사진 :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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