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도 3촌. 고춧잎 김치.
이맘때면 생각나는 고춧잎김치.
김장배추를 심기 위해 고춧대를 뽑아내면 싱싱한 고추와 고춧잎을 수확할 수 있다.
어렸을 적엔 이게 무슨 맛이냐며 먹기 싫어 짜증을 냈던 김치. 그땐 엄마가 시장에서 한 보따리를 사 오셔서 소금물에 며칠 삭힌 후 곰삭은 황석어젓갈과 멸치젓갈을 섞어 담그셨다.
어느샌가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되었고 이젠 직접 농사까지 지어 만들어 먹는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그 맛을 잊지 못하신 아버지도 우연히 발견한 반찬가게에서 똑같은 맛을 찾으셨다며 나이 든 딸들 몫까지 사놓으셨다가 가져가라 주신다. 이젠 아버지도 엄마 곁으로 가셨기에 먹고 싶으면 내 손으로 그 맛을 만들어 먹을 수밖에 없다.
오랜 세월 먹어왔기에 두세 번 시행착오는 격었지만 똑같은 맛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요즘처럼 맛있는 음식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옛날 음식까지 생각나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시댁에 반찬을 만들어 가면 맛있는데 조금만 덜 달고 싱거웠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말씀이 이거였구나! 하고 부모님 나이가 되어보니 이제야 느낀다. 그 당시에는 달지도 짜지도 않는데 왜 자꾸 그러실까 은근히 짜증도 났다. 그럼에도 신혼 때부터 음식을 해드리면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분들이기에 맛을 조금씩 조절해 가며 돌아가시기 전까지 만들어 드렸다.
나이 먹었다는 증거일까? 이제는 내가 내가
외식을 하게 되면 달고 느끼한 음식들이 자꾸만 내 입맛에는 거슬린다. 요즘 대세인 단짠이 너무 싫어 깔끔한 맛을 찾다 보니 결국에는 몸이 힘들어도 집에서 내 손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게 된다. 이제는 내 입맛을 바깥 음식에 맞게 변화를 줘야 하는데
아직까진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깔끔하게 입맛 돋우는 고춧잎김치. 지금이 제 철이니 늦기 전에 담가 보자.
고춧잎김치 담그기.
1) 고춧잎을 씻어준 후 소금물에 3~4일 삭혀준다. (짜게 삭혀두면 겨울 내내 두고 만들어 먹을 수 있다.)
2) 삭힌 고춧잎을 씻어 물기를 적당히 빼주고 김치 양념에 쪽파와 당근 아니면 홍고추,
참깨를 넣고 버무려준다.
김치양념 :고춧가루. 멸치액젓. 황석어젓. 새우젓. 마늘. 생강. 양파. 찹쌀풀.
"고춧잎 영양성분"
고춧잎은 비타민 A, 비타민 C, 비타민K, 베타카로틴, 철분,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A는 시력 개선과 면역 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 C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비타민K는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철분은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