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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Nov 22. 2024

첫 번째 휴일을 보내다

오늘은 일을 시작하고 처음 맞는 휴일이다. 집 근처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기 위해 11시경 집을 나섰다. 2주일에 한 번 정도 찾는 카페인데 오늘은 평소에 앉던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자리에 자리를 잡고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생각을 했다.     


일을 시작한 첫날부터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면서 새삼스럽게 걱정되는 게 몇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불안감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업무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만약 계획한 연구소가 계획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래의 목표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늘 마음 한쪽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불안은 일에 대한 불안이다. 업무가 익숙하지 않아 실수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이런 걱정은 스트레스를 만들어 퇴근할 무렵에는 다음날 출근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심리적인 불안과 함께 몸 어딘가에는 근육이 뭉쳐있는 뻐근한 느낌이 항상 들었다.     


오후에는 5월 휴무 계획이 카톡으로 전달되었다. 징검다리 형식으로 휴무일을 정해달라고 말했고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니 그냥 이틀 연속으로 휴무일을 정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기대를 접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일하는 사람들의 요청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조금만 노력하면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지고, 이것이 서비스 질로 연결될 텐데 직원들의 요청사항을 무시하고 자기 편한 대로 일정을 배정하는 결과를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꼈다.     


저녁에 내일 근무 시간표가 전달되었다. 갑자기 마감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관리자가 필자를 마감할 수 있을 만큼 신뢰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지만, 약간은 어이가 없다. 며칠 전 마감 직전 마감 책임자에게 마감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때 가서 배워도 된다는 말을 들으면서 마감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업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은 어디서나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고객의 차를 운전하면서 실수라도 하면 고객은 신입이 실수했다고 여겨 필자의 실수를 용납할까? 경험이 많은 몇 사람이 아이디어를 모으면 초보자가 어려워하는 시동 거는 방법, 변속 방법 등을 차종별로 정리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은데 이것이 귀찮아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에게 눈치껏 일하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내일부터 4일 연속 일해야 한다. 몸이 피곤하면 생각도 하기 싫어지면서 이 글도 쓰기 어려울 텐데 걱정이다. 그래도 일하겠다고 정한 목표는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결심하면서 휴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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