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는 퇴직 후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많은 퇴직자는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도 미래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 준비 부족으로만 끝나지 않고 술을 마시면서 지나온 세월을 원망하면서 현재를 탕진하는 사람도 있다.
과거를 후회할 때 하는 대표적인 행동은 ‘과도한 후회’와 ‘자기 비난’이다. 과거 선택에 대해 후회를 지나치게 하는 이유는 ‘과거의 선택이 미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때 경영학과 대신 공대를 선택해야 했는데….’, ‘A사 대신 B사를 선택했어야 했는데….’ 혹은 ‘내가 좋아했던 사람보다 나를 좋아했던 C와 결혼했으면 어땠을까?’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해 후회가 깊어진다.
후회는 자기 비난으로 이어진다. ‘미래를 보지 못하고 A사를 선택한 내 안목이 문제야’, ‘경영학과가 취업이 잘 된다는 친구의 말을 들은 내가 미쳤어.’ 그리고 ‘미모에 반해 인생을 망쳤어, 이런 선택을 하면 후회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지 않은 내가 바보지.’와 같은 말로 스스로를 비난하게 된다. 문제는 자신을 비난하고 과거를 후회한다고 현재와 미래가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질 뿐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자신의 종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종교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사람에게 위로와 지지를 제공할 수 있다. 퇴직과 같은 삶의 큰 변화와 그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가족과의 갈등이나 이혼 위기에 직면했을 때 기도나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공동체의 지원을 받으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도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만이 아니라 퇴직자가 일상에서 다양하게 종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삶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퇴직자는 인생의 의미나 목적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기 삶에서 의미를 찾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태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의미를 찾은 사람은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자신의 목표가 삶의 방향성을 제공하여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삶의 의미를 찾으면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은 목표가 불확실하거나 부재하여 무기력함을 느낀다. 일상생활에서 방향을 잃고 방황하면 마음이 불안해지면서 우울함까지 느낄 수 있다. 이럴 때 자기 삶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면서 삶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도 있다.
퇴직자가 종교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또 있다. 퇴직자는 퇴직 후 사회적 관계의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럴 때 종교 활동에 열심히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런 종교 공동체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봉사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보람을 느끼면서 삶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종교 활동을 통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끼리의 만남은 가치관 차이로 인한 갈등을 줄일 수 있어 다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또한, 종교 기관에서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금전적인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런 것도 퇴직자가 종교 기관에서의 커뮤니티 활동을 장려하는 이유가 된다.
자신의 종교 단체 홈페이지 등을 방문하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마 거의 모든 종교에서는 다양한 커뮤니티, 봉사활동,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이중 자신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골라 참여하면 된다.
하지만 모든 종교 활동이 긍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경험으로 종교 활동의 목적이 종교 본래의 이유보다 개인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사람도 분명히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업 행위이다. 영업하는 사람 중에는 고객 확보를 위해 종교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이 모임에 참여하는 순간 모임의 원래 목적은 사라질 수 있다.
다음은 음주이다. 음주를 금지하는 종교에서는 음주에 관한 부작용이 없을 수 있지만, 허용하는 종교에서는 종교 활동 후 따르는 뒤풀이에서 술을 마실 가능성이 있다. 이때 참가나 불참이 개인의 자유의사로 결정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고 있다. 또한, 이런 모임에 술을 마시기 위해 참가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되면 종교 활동의 목적이 왜곡되기도 한다.
또한, 성공한 사람이 함께 하는 종교 활동에도 사람이 몰릴 수 있다. 유명인을 둘러싼 사람의 목적이 순수하다면 괜찮지만, 유명인과의 교류를 통해 그 사람의 이름을 자기 목적에 활용하기 위함이거나 유명인의 눈에 띄어 도움을 받기 위한 순수하지 못한 목적으로 그 모임에 참여하게 되면 자신은 물론 기존 멤버들에게도 폐를 끼치는 행동이다.
이런 목적 외에도 금전 거래가 있을 수 있다. 위급한 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지인의 도움을 받는 목적이라면 별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영업 활동 등과 연계해 금융상품을 팔거나 투자를 권유하는 등의 행위는 분명히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종교 활동과 관련이 있는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전 그 커뮤니티의 운영진이나 운영 방법 등에 대해 정보를 얻고, 활동의 목적이나 방법 그리고 활동에 참여하는 멤버들의 성향 등을 잘 고려해 활동할 필요가 있다.
종교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도 갈등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라는 속담처럼 종교 단체에서의 활동에서 상처를 받는 사람도 많다. 종교 기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향이나 목적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종교의 교리에 따라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종교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이럴 때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를 긍정적으로 바라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설사 과거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과거를 후회하거나 자신을 비난하더라도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과거나 현재에 불만이 많을수록 미래도 부정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부정적인 삶을 끊어내고 미래에 희망를 갖도록 도움을 받을 현명한 방법이 ‘종교’이다.
종교 활동은 개인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종교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퇴직자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 첨부 자료는 심리학자가 만든 신앙의 목적에 대한 점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