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풍경 2

겨울 저녁 소리

by 도린

하늘이 낮아진 해거름에

땅거미 어둑어둑 마을로 향하면

집집마다 따스한 불이 켜지고

모락모락 굴뚝에서 피어오르던 연기


동네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한달음에 달려가 마당에 들어서면

저녁밥 뜸 들이는 구수한 냄새 사이

타닥타닥 향내 가득 솔가지 타는 소리

보글보글 짭짤한 된장찌개 끓어오르는 소리

밥그릇과 찬 통, 수저 부딪히는 소리


그 소리 사이로 나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

“막내야~~~ 어여 온나, 저녁 먹자

“니는 배도 안 고프나, 어서 먹어라

된장 식을라. 뜨듯할 때 마이 머라”


봄은 멀리 있는 듯

오슬오슬 찬바람이 문풍지를 두드려도

따스웠던 아랫목에 엉덩이 붙이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술을 뜨던 훈기


한 떼의 겨울새들이 하늘을 가르고

둥지로 날아갈 즈음

점점이 사라지는 날개 짓으로

밤이 찾아오고


또다시 부산한 소리

다 먹은 밥그릇과 찬 통, 수저 부딪히는 소리

타닥타닥 솔가지로 군불 지피는 소리


사라지는 불빛아래

그림자도 눕고

겨울밤 깊어 가는 고요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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