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저녁 소리
하늘이 낮아진 해거름에
땅거미 어둑어둑 마을로 향하면
집집마다 따스한 불이 켜지고
모락모락 굴뚝에서 피어오르던 연기
동네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한달음에 달려가 마당에 들어서면
저녁밥 뜸 들이는 구수한 냄새 사이
타닥타닥 향내 가득 솔가지 타는 소리
보글보글 짭짤한 된장찌개 끓어오르는 소리
밥그릇과 찬 통, 수저 부딪히는 소리
그 소리 사이로 나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
“막내야~~~ 어여 온나, 저녁 먹자
“니는 배도 안 고프나, 어서 먹어라
된장 식을라. 뜨듯할 때 마이 머라”
봄은 멀리 있는 듯
오슬오슬 찬바람이 문풍지를 두드려도
따스웠던 아랫목에 엉덩이 붙이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술을 뜨던 훈기
한 떼의 겨울새들이 하늘을 가르고
둥지로 날아갈 즈음
점점이 사라지는 날개 짓으로
밤이 찾아오고
또다시 부산한 소리
다 먹은 밥그릇과 찬 통, 수저 부딪히는 소리
타닥타닥 솔가지로 군불 지피는 소리
사라지는 불빛아래
그림자도 눕고
겨울밤 깊어 가는 고요한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