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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Jul 22. 2022

100개의 글이 쌓이고 나서야, 읽히기 시작했다


열정을 갖고 시작한 무언가가, 당신의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성과가 나오지 않지?'라며 초조하고 답답한 마음을 느낀 적이 있다면, 오늘 이 글이 당신의 불안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3월에 브런치 작가가 된 후, 나만의 글을 쓴 지 어느덧 5개월이 되었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하고, 일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써내려 간 흔적들이 100개가 넘어가기 시작했다. 나름 열심히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갖고 글을 쓴 덕분에, 매일 1,000 이상의 조회수가 나오는 것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조회수 100을 넘기기 힘들었는데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면서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전엔, 블로그를 한 적이 있다. 혼자 살기 전에는 거의 매일 카페를 가는 게 일상이었다. 나는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개인 카페를 가는 걸 좋아했는데, 색다른 인테리어나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개인 카페를 방문할 때면 '나만 알고 있기엔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카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나름 글을 쓰는데도 자신이 있었던 터라, '이러다 인플루언서라도 되는 거 아냐'라는 부푼 마음을 안고 매일 포스팅을 했다. 그런데 몇십 개의 글을 썼음에도, 정작 내가 쓴 글을 읽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그런 날이 계속 반복되자, 머릿속에서 여러 생각들이 들었다. '사실 내가 글쓰기에 재능이 없는 건 아니었을까'라는 자책부터, 노력한 만큼 별 반응이 없다는데서 오는 짜증과 답답함도 있었다. 그렇지만 블로그를 시작한 목적 자체가 '좋은 카페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였기 때문에, 카페를 다녀오면 글을 썼다. 그리고 점차 그러한 행위가 내 일상 중 하나가 되었다.



글들이 쌓여갈수록, 블로그에 방문하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달보단 이번 달이, 어제보단 오늘 글을 읽은 사람들이 많아졌고 종종 댓글을 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반응이 생길수록 나도 더 좋은 카페를 소개해주고 싶고, 글 속에 더 알찬 정보를 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글을 써야 이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까?'라는 고민을 거듭하면서, 카페를 소개하는 나만의 글 쓰는 형식도 만들었다. 꾸준히 글은 쓰되, 계속해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일상이 이어졌다. 그러자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방문했고, 하루 100명이 들어올까 말까 했던 블로그가 시간이 지나자 평균 7~800명 이상이 들어오는 블로그가 되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 '과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이 분야를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으며, 이것을 잘하기 위해 다소 무리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몇 년 동안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매일 하루에 2시간 이상씩 운동을 하겠다는 것들 말이다.



나는 지금껏 그러한 사람들을 많이 봐왔고, 그들이 처음 가지고 있던 열정에 비해 얼마나 빨리 그것을 포기하는지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들이 포기한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스스로에 대한 지나친 과신과 함께 너무 단기간에 성과를 바라고 있었다는 게, 그들의 발목을 잡은 주요한 이유였다.






SNS나 유튜브를 보면, 단기간에 자신의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사람들이 등장한다. 물론 우리 모두 그럴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모두가 노력한다고 성공할 수 없듯이, 열정만으로는 빠른 시간 내에 성공하기가 매우 힘들다. 빠르게 성공한 사람들은 분명 운이 좋았다. 그러나 단지 '운이 좋았다'라는 말로, 그들의 성공을 평가하는 것도 우스운 말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성공한 것일까?



사람마다 가진 재능과 그 크기는 다르다. 똑같은 무언가를 시작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같은 속도로 달리진 않는다. 하지만 멀리 갈 수 있는 방법은 누구나 습득할 수 있다. 자신의 체력이 뛰어나다면 처음부터 빠르게 달려도 문제없을 것이다. 그러나 평균보다 체력이 부족하다면,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달려야 한다. 옆 사람이 처음부터 속력을 낸다고, 엉겁결에 자신 또한 그 사람처럼 뛴다면 얼마 가지 못해 제자리에 서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보다 출발이 느렸던 사람이, 자신을 추월하는 것을 보고도 다시 달리지 못할 수도 있다.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자신에게 맞는 전략''어느 정도의 꾸준함'을 반드시 지녀야만 한다. 이것은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는 짧더라도 타인의 이목을 확 끌만한 글을 쓸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는 긴 글을 쓰기도 한다. 배운다는 의미에서 적정한 수준의 카피는 괜찮지만, 무작정 남이 하는 게 좋아 보여서 따라 하기만 하면 결코 오랫동안 그것을 할 수 없다.  



또한 일정 기간 동안 무언가를 꾸준하게 하는 시간도 중요하다. 아무리 자신이 무언가에 재능이 있어도, 초보자에게 주목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우리도 인터넷으로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익숙하고 잘 알려진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가. 이름을 알리고 유명해지기 위해서도 절대적인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주 특출 난 경우의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면 할수록, 스스로의 자존감만 낮아지게 될 뿐이다.


 




나 또한 그랬다. 블로그를 반년 이상 했을 때부터 점점 방문자 수가 늘어났고, 브런치에 100개의 글을 쓰고 나서야 비로소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종종 브런치에 글을 쓰고 계신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 때도 있다. 정말 좋은 글을 쓰시는데도, 구독자가 채 10명도 되지 않는 분들도 계셨다. 즉,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서 꼭 좋은 것이란 보장도 없고,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해서 별로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자신의 재능을 믿지 말고, 자신이 얼마나 그것을 좋아하는지'를 생각해보라. 좋아한다면 잘해질 것이고, 잘해진다면 사람들이 찾게 된다. 좋아한다는 마음이 실력으로, 실력이 유명세로 넘어가기 위해선 각 단계마다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당연히 사람이기에 보이는 게 없다면 조급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그것을 잘 컨트롤할 수 있다면 당신은 분명히 지금 하고 있는 것에서 스스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낼 것이다. 지금의 힘듦을 훗날 좋은 기억으로 추억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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