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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Jul 29. 2022

브런치 구독자가 '100명'이 되기까지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인 6월 28일 기준, 내 글을 구독해주시는 분들은 총 22명이었다. 그리고 한 달 뒤 지금, 구독자는 어느새 100명을 넘어섰다. 작년 여름 이후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던 '평생 글 쓰는 삶'을 살기 위해, 이제야 제대로 된 첫 발을 디딘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이제 막 브런치를 시작한 분들도 나와 비슷한 마음을 갖고 자신만의 글쓰기를 하고 계시리라.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열심히 글을 썼는데도 읽어주는 사람이 없어 속상한 마음이 드는 분들 또한 계실 것이다. 오늘 이 글은 단지 브런치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분들을 위한 심심한 위로 및 응원이 담긴 글이다.






올해 3월 중순, 나는 브런치로부터 작가 승인을 받았다. 재작년부터 블로그를 했었고, 블로그에 종종 글을 적어둔 덕분에 처음 몇 일간은 블로그에 써둔 글을 브런치로 옮겨 업로드를 했다.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써둔 글은 바닥이 났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글 쓰는 일상'이 시작되었다.



글 쓰는 게 좋아서 브런치를 시작했기 때문에, 일단 '1일 1 글쓰기'를 목표로 잡고 매일 퇴근 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것 자체는 그리 힘들지 않았다. 블로그를 할 때부터 1일 3 포스팅도 자주 했었으니까. 처음 한 달 정도는 퇴근 후 약속이 있지 않은 이상, 적지 않은 분량의 글 한 편을 쓸 수 있었다.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조금씩 글을 쓰는데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주제가 동나버린 것이다.



매일 글 쓸 주제를 고민하는 시간과 글 쓰는 시간만 해도, 최소 3시간 이상이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출근 후 틈틈이 '오늘은 무슨 주제로 글을 쓸까'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그와 동시에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전보다 예민하게 보고, 듣고, 관찰하기 시작했다. 직장 동료들이 나누는 잡담, SNS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 컨디션에 따른 몸상태 등 모든 것들을 그날의 글쓰기 주제와 연관시켜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면서 전보다 좀 더 수월하게 주제를 찾을 수 있었고, 글을 쓴 뒤에도 쉴 수 있는 시간 또한 늘어났다.






이렇게 정성을 다해 글을 쓰며 하루를 보냈지만,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구독자와 조회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6월 말까지 쌓인 글들은 80개가 넘어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내 브런치의 구독자 수는 22명이었다. 그래도 마냥 좋았다. 내 기준에선 '22명밖에'가 아닌, '22명이나' 있었으니까.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내가 아무리 글을 잘 쓴다고 한들, 나라는 사람의 인지도는 브런치 사이트에서 최하위였다. 그러니 실력이 있든 없든,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은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초보 작가의 글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22명이나 있다는 건, 내게 있어 정말로 감사한 일이었다.








그러던 와중, 좋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퇴근을 하려 마무리를 하던 중, 갑자기 허리를 찌르는 통증이 느껴졌다. 집까진 어찌어찌 들어갔지만 도저히 글을 쓸 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잠을 청했지만 다음 날 아침엔 제대로 일어날 수도 없을 정도로 허리가 아파왔다. 급하게 회사에 연락해 휴가를 낸 뒤, 오후에 병원을 다녀왔다. CT 촬영 후, 의사 선생님께 허리 디스크가 터졌다는 말을 들었다.



약을 처방받고 하루 종일 푹 쉬고 나니, 디스크가 터진 날보다는 그나마 나았다. 다음날이 되고 나니 좀 더 나아졌다. 그래서 그날부터 다시 글을 썼다. 글의 제목은 '2년 만에 또다시 터진 허리 디스크'였다.








디스크가 터진 날이 수요일이었고, 그 주 주말부터 다음 주 화요일까지 이미 나는 휴가를 신청한 상태였다. 4일간의 휴식. 원래대로라면 서울에 놀러 갈 계획이었지만, 허리를 부여잡은 채 절뚝거리며 서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싶진 않았다. 결국 예매해뒀던 기차표도 취소하고 4일간 다른 의미의 방콕 여행을 하기로 했다.



다행히 주말이 되고 나서부턴 조금씩 움직이는 게 수월해졌다. 그래도 집 밖에 나가는 건 여전히 무리였다. 그래서 글을 썼다. 쓰고, 쓰고 또 썼다. 그러면서 새로운 브런치 북을 쓸 계획을 세웠다. 그것이 최근 만든, '어제보다 하루 더 성숙해진다'라는 제목의 브런치 북이다.








4일 동안 집에서 썼던 글들. 그 글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 카카오 뷰 '브런치 에세이' 채널에 소개되며 조회수가 올라갔고 구독자 수 또한 함께 상승했다. 예전에 썼던 글 하나가 다음 사이트에 소개되며 조회수 증가에 박차를 가했다. 7월 중순이 되었을 땐, 이미 6월 총조회수를 훨씬 뛰어넘은 상태였다. 하루에 100 정도를 왔다 갔다 하던 일일 조회수가 어느새부턴가 평균 2~300 이상이 되더니, 최근엔 1,000을 훌쩍 넘기고 있다. 그리고 오늘, 내 글을 구독하는 분들이 100명 이상이 되었다.



100명. 누군가에겐 적을 수도 있는 숫자다. 하지만 내게 있어 이 숫자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조금씩 성장하던 순간, 일상생활조차 힘든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닿는 데까지 글을 썼고, 그때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 달 만에 전보다 4배가 넘는 구독자, 8~9배가 넘는 조회수를 달성할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브런치를 처음 시작해, 자신만의 글을 쓰고 계신 분들이 계실 것이다. 나는 그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왜냐하면 자신만의 경험이 담긴 글을 쓴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나 또한 하고 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분명 더 재미있고 신나는 것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글쓰기에 쓰고 있기에, 그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느끼는 답답함 또한 공감하는 바이다.



가 그분들께 할 수 있는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글을 쓰셔라"이다.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글을 쓰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 언젠가는 분명 사람들이 알아주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렇게 되면 구독자와 조회수 증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뿐이다. 물론 분명 더 효율적인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평소에도 요령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매일 꾸준히 글쓰기'라는 다소 무식한 방법을 선택했고, 그러다 보니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성공한 누군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건, 초반 성장세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 무엇을 하든 '자신만의 것'이 있어야 남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주목은 늦게 받을지언정, 한 번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면 그러한 사람만이 가파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오늘도 묵묵히 자신만의 글을 쓰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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