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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by Quat


무언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없는 게 괜찮지 않을 때'가 생겨났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하고 있던 건

'여우와 신 포도' 동화에 나온

여우의 자기 위안이었다는 걸.


포도를 먹을 수 없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

"신 포도라 맛이 없을 것"이라며

쓸쓸히 돌아섰던 여우와 다르지 않았다.


가지고 싶었지만 갖지 못한 것을

'필요 없는 것'이라 정의하는 건

생각보다 슬픈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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