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이 완성한 한여름의 하루
집밥이 완성한 한여름의 하루
휴가를 온 딸이 바닷가에 가고 싶어 했다.
아내는 점심을 먹고 출발하자 했고, 나는 독일마을에서 식사를 하거나 김밥을 싸 가자고 했다. 그러자 아내가 말했다.
“김밥 김 있는지 좀 봐줘.”
냉동실엔 여섯 장이 남아 있었다. 딸은 김밥에 김치를 넣어 달라고 주문했다.
쌀 세 컵을 씻어 밥을 안치고, 아내는 재료 준비에 분주했다. 양배추, 당근나물, 오이, 무김치를 곱게 채 썰고, 나는 그 사이 용과와 사과, 살구와 바나나를 깎았다.
준비가 끝나자
딸이 , "이제 제가 나설 차례예요.뒷자리 앉으면 잠만자기때문에 운전은 제가 할게요"
한다.
사천 창선대교를 건너자 차가 밀렸다. 휴가철이었다. 우리는 북적이는 해수욕장 대신 한적한 바다를 찾았다. 독일마을 아래 물건방조어부림. 해수욕장은 아니었지만 큰나무로 가득한 그늘로 우리가 종종 찾는 곳이다.
차트렁크에 싣고다니던 돗자리에 흙이 묻었다며 딸이 물티슈로 닦았고 역시 차에 싣고 다니던, 마트용 뚜껑있는 손수레 위에 멋진 점심상을 차렸다. 바닥이 고르지 못해 의자가 있었음하는 즈음 주변을 살피던 아내의 한마디.
“저 가족 곧 일어날 것 같아.”
예상은 적중했고 아내는 달리기시작했다. 그 의자를 필요한사람은 또 있었고. 그 남자분은 키가커서 성큼성큼, 150센티 아내는 달음박질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너무 갑작스런 상황 에 멍하게 있다보니 아내는. 의자를 놓고 앉으며 그때야 본인도 놀람과 민망함을 표현하였다. 허리가 안좋은 나를생각하니 다른생각이 들지않았다며. 의자상황이 종료되자 한 아저씨가 나즈막히 한마디 했다.
“이런 건 빨라야 해.”
우리는 못 들은 척 의자에 앉아 김밥을 먹었다.
그렇게 웃으며 김밥을 먹는 중 마을 어르신들이 쉼터로 모여들었다. 의자를 돌려드려야 하나 눈치를 보았지만 더 오시진 않았다. 식사 후에는 몽돌 해변으로 내려가 발을 담그고 물수제비도 했다. 바닷물의 짠 기운은 화장실에서 씻어내고, 의자를 정리한 후
우리는 여름햇살에 반짝이는 상주 은모래해수욕장을 끼고 달려 집으로향했다.
저녁은 외식을 하고 싶었지만, 그날이중복이었고 이미 닭한마리가 김치냉장고에서 며칠을 기다리고 있었다. 껍질을 벗기고 비계를 도려내 솥에 담고, 전복과 무, 양파, 대추, 도라지를 함께 넣어 푹 고았다. 국물은 담백했고, 닭고기는 부드럽게 풀어졌다.
나는 오늘 두 끼 모두 밖에서 먹으리라 생각했는데, 결국 아내의 손길이 깃든 김밥과 백숙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여름의 하루가 익어갔다.
남해 상주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