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처럼 부드러워요(Mild as May)'
말보로 담배가 원래 여성을 타깃으로 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말보로로 담배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필립스는 시장에 남아 있는 여성을 겨냥했습니다. 립스틱이 묻어나지 않게 필터를 빨간색으로 하고, 슬로건도 '5월처럼 부드러움(Mild as May)'로 내걸었죠.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영 신통치 않았는데요. 담배 피는 여성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금연을 하는 여성이 많았고, 건강을 덜 해친다는 컨셉도 잘 먹혀 들지 않았죠.
이에 말보로는 타깃을 남성으로 바꾸었습니다. 컨셉을 180도 변화시켜 가장 남성적이고 독한 담배로 바꾸는데요. 이를 위해 뇌리에 박히는 카우보이 이미지를 내걸었습니다. 이에 따라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컨셉이 여성 고객까지 끌어들였다는 것입니다.
말보로는 포지셔닝을 다시 해서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데요. 마케팅에서 포지셔닝 전에는 공략할 고객을 찾아서 정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이는 시장을 나누고(Segmantation) -> 타겟을 정하고(Targeting) -> 포지셔닝(Positioning)하는 단계로 이루어지는데요. STP라고 합니다.
돼지 앞에 진주를 내밀 수는 없지 않는가!
소비자를 돼지에 비유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원하는 것을 앞에 가져야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내 상품, 서비스를 원할 고객이 누군지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자는 지금의 시대는 개인화 되어 버려서 이러한 시장을 나누는 세분화 과정이 필요 없어졌다고도 하는데요. 하지만 내가 타겟으로 삼아야 할 대상을 명확히 알고, 그들 마음에 자리 잡는 것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래야 노력, 시간, 비용을 낭비 없이 이들에게 집중해서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시장의 세분화를 나이, 성별 같은 조건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조건들이 잘 유효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30대 여성이라 해도 천차만별의 소비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라이프 스타일이나 가치를 기준으로 세분화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 기업이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와 관련되서 세분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가 '속도'와 관련된 가치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이와 관련해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게 되었죠. 출근 시간이 빠듯한 사람, 여가 시간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 등. 우리 회사의 가치와 부합하는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가치에 따라 나누면 전혀 다른 성별, 나이로 구성된 서로 다른 타겟 집단이 나올 수 있습니다. 세분화에도 '창의력'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람보르기니와 볼보의 마음 속 주차장의 위치는 다르다!
이제 이 타겟 집단을 공랴갷서 포지셔닝을 해야 하는데요. 포지셔닝은 다름 아닌, 고객의 마음 속에 위치를 잡는 것입니다. 또 이 위치는 '경쟁사 대비' 위치를 의미하죠. 여기서는 해당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두 가지를 축으로 해서 위치를 잡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브랜드를 가격, 성능을 2축으로 보았을 때, 람보르기니, BMW, 볼보, 현대, 기아 등이 서로 위치해 있는 위치가 다른 거죠.
중요한 것은 어떤 이미지, 상징 체계를 주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오늘날 여성의 구두는 기능성, 편의성의 측면 보다, '럭셔리', '명품' 등의 이미지로 각인이 되어 있는데요. 이는 옛날, 이것은 프랑스에서 만들어 낸 계획된 명품 마케팅 전략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루이 14세는 이러한 신데릴라 이야기를 통해 "스페인에는 금광이 있지만, 프랑스에는 패션이 있다"를 각인시키기 위해서 신데렐라 이야기를 썼다고 하죠. 오늘날의 여성들의 구두 사랑은 <신데렐라>에서 구두라는 것을 통해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의 환상이 주입된 결과로도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러한 의미 체계, 상징 체계는 고객 마음 속에 엄청난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우리 회사를 멋지게 대변해 줄 매력적인 상징, 이미지, 스토리는 어떤 게 있을까요? 이를 가지고 고객의 마음 속 원하는 위치에 잘 자리잡을 수 있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