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니아에서 바리스타로”
커피는 내 삶의 엔진
나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찬물 한잔을 마시고,
그다음엔 에스프레소를 내린다.
이건 내가 20년 동안 지켜온 모닝 루틴 중 하나다.
그냥 커피가 아니라, 내 하루의 시작을 여는 의식 같은 거다.
커피 한잔에 하루가 달려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걸 통해 깨는 순간, 나도 모르게 활력도 솟고, 마음도 정리된다.
자연스럽게 커피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바리스타 공부까지 하게 되었다.
나름 자격증도 따고, 한동안은 카페에서 “이런 건 이런 방법으로 해야 해요”라고 아는 척도 해보았다.
물론 자랑거리로, 가정용 중에 나름 고급 에스프레소 머신(란실리오)과 그라인더(앙핌)도 구입했다.
사무실에서 라테를 내릴 때는 직원들에게 “보세요, 제가 만든 커피예요”라며,
어깨를 으쓱하며 다녔다.
그런데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기계들까지 모두 처분하고 캡슐 머신만 사용하게 되었다.
캡슐 커피의 원조 나라에서 살다 보니, 네스프레소의 가격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해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았다.
하지만 너무 간편한 것도 싫어지더라.
그래서 다시 에스프레소 머신을 찾게 되었고,
자동과 수동 사이의 중간 지점인 브레빌 870을 구매하게 되었다.
이 기계는 그라인더가 내장되어 있어 편리하면서도,
수동 조정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커피 좀 배웠다”는 사람이면 바텀리스 포터필터 정도는 써줘야 하지 않겠냐며
, 열심히 신경 써서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매번 신중하지 않으면 물이 사방으로 튀어 난리가 난다.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 커피에 대한 사랑과 욕망은 더욱 강해졌고,
결국 이 귀찮은 기계를 귀국하면서도 가져왔다.
고장 나기 전까지는 잘 사용해 왔지만, 이제는 몇 번의 수리 끝에 조금 더 소중하게 다루게 되었다.
신형은 자동으로 추출을 맞춰주는 기능들이 많지만,
나는 여전히 수동의 맛이 좋다.
원두의 상태나 계절에 따라 조금씩 조정하는 그 묘미를 사랑하니까.
10년 전 배운 기술이 아직도 유효하다니,
나 자신에게 한 번 더 감탄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취득한 자격증들 중에서 실제로 활용한 건 거의 없지만,
커피만큼은 여전히 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제과 수업도 다녀왔고,
그럭저럭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사실 나는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마다 새로운 취미를 찾는 습관은 쌓인 것 같다.
그런 작은 변화들이 나에게 또 다른 의미를 선물하고 있다.
내일도, 그다음 날도 커피는 계속될 것이다.
커피 한 잔에 내 하루의 기운을 담고,
작은 즐거움을 찾는 이 여정을 계속해서 즐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