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남편이 밉다고 아이에게 티 내지 말기
결혼을 하고 남편과의 갈등으로 화가 치솟으면
첫째 딸에게 남편 험담을 하곤 했다.
" 너네 아빠 저 더러운 성질머리는 절대 배우지 마라 "
" 너네 아빠 욱하는 거 저거 못 버려 "
딸이 묵묵히 들어주거나 내 편을 들어주니
화도 좀 풀리는 것 같고 든든한 것 같기도 했다.
어느 날
남편이 첫째 딸을 훈계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딸이 나에게 오더니
" 엄마, 왜 아빠 같은 사람하고 결혼했어? 진짜 아빠 완전 나빠 "
아이는 아빠에 대한 불만과 짜증을 나에게 퍼부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 아무리 그래도 아빠한테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
" 엄마도 나한테 아빠 욕 많이 했으면서 왜 그래? "
사실 난
어릴 적부터 엄마가 내게 아빠 험담을 많이 했다.
엄마를 힘들게 하고 가정을 지키지 않았던 아빠를 미워했고
엄마가 내게 아빠 욕을 쏟아내면
같이 맞장구를 쳤고 그런 아빠가 점점 싫어졌다.
사실 아빠를 싫어해야 할 구체적인 나의 이유는 없었다.
집에 자주 없었고 가족들을 돌보지 않았지만
가끔 만나는 아빠는 젠틀했던 걸로 기억한다.
나에겐 엄마가 있었으니
어린 나로서는 딱히 아빠가 필요치 않았던 거지
미워해야 할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남편에 대한 분노가 가득 찬 엄마는
내게 아빠가 얼마나 무능한고 무책임한 지에 대해 수시로 말해줬고
그렇게 난, 나가 죽어도 시원찮은 남자의 딸이 되어버렸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내 남편 흉을 딸한테 하고 앉았다니
참 볼품없기 그지없었다.
그날로 큰 딸에게 사과를 했다.
" 엄마가 너한테 아빠 욕한 거, 그거 잘못한 것 같아.
너는 엄마 반 아빠 반으로 태어났는데
너한테 아빠욕을 하면 안 되는 거였어.
너도 아빠한테 화가 난다면 그 상황에 속이 상한 거지
아빠가 나쁜 사람이라서 그런 게 절대 아니란다 "
그날 이후 남편과 싸우더라도
아이 앞에서는 남편 흉을 보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한테는 아빠가 얼마나 너희들을 사랑하는지
얼마나 훌륭하고 멋진 아빠인지
엄마에겐 또 얼마나 멋진 남편인지
고르고 골라서 말해준다.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말해준다.
그래야 아이는 멋진 아빠를 둔 행복한 사람으로 클 수 있다.
슈퍼맨 같은 멋진 아빠를 둔 자녀로 키우고 싶나요?
나가 죽어도 시원찮을 아빠를 둔 자녀로 키우고 싶나요?
그건 여러분 손에 달려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