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바라보는 내 모습에서 나의 부모님이 보인다

딸바보의 탄생

by 박희종

학창 시절 나는 뚱뚱했다

뚱뚱하다고 놀리는 말들에 좀 둔한 편이기는 했으나

그래도 항상 신경은 쓰였다

그런데 그 시절 우리 어머니는 한 번도 나에게


그만 먹으라는 말을 하지 않으셨다

매번 내가 먹고 싶다고 하는 음식을

내가 양만큼 먹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만들어주시고는

먹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하셨다

요즘 부모들의 기준으로는


건강관리를 못해주는 엄마겠지만

나에게는 마냥 사랑이 넘치는 고슴도치 엄마였다

이제 겨우 백일이 지난 아빠지만 희미하게


그 마음을 알겠다

내 아이가 힘차게 모유를 빨면 얼마나 이쁘고 대견한지

내 아이가 양껏 먹지 못하고 잠들면 어찌나 맘이 쓰린지

내 어머니도 그랬으리라

내 아버지도 그랬으리라

내 아이에게서 나의 모습이 보이듯이

내 아이를 바라보는 내 모습에서 우리 부모님이 보인다

그래서 아이를 낳아야 어른이다 라고 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