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어머니는 내방으로 뛰어 오셨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먹고 자란다.

by 박희종

"엄마!"


"엄마!"


엄마는 나의 부름에 밤마다 내방으로 달려와 내 다리를 주물렀다.


학창 시절 나는 밤마다 다리에 쥐가 나던 시기가 있었다.


나와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자다가 다리에 쥐가 올 때는 갑자기 다리가 뻣뻣하게 굳어져 버린 느낌이기 때문에 정말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엄마!"


"엄마!"


그때마다 난 온 힘을 다해 엄마를 부르곤 했다.


그러면 항상 엄마는 후다닥 달려와 안쓰러운 표정으로 다리를 주물러 주셨다.


엄마는 단 한 번도 오지 않은 적이 없었고


엄마는 한번도 짜증을 내시거나 싫은 내색을 한적도 없었다.


나는 오늘도 자다가 몇 번을 아이에게 달려간다.


아직 120일도 안된 우리 딸은 잘 자다가도 한 번씩 칭얼대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그러면 나와 와이프는 어김없이 달려 나온다.


아이가 밤에 혼자서 무서울까 봐


혹시나 무서운 꿈을 꿨을까


속이 안 좋은가


배앓이를 하나


배고플 때가 되었나


와서 안아주고 등을 토닥이며 온갖 걱정을 한다.


진정이 된 아이는 내 품에 안겨서 편안하게 잠이 든다.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나는 한참을 품에 두고 바라본다.


아이는 부모의 마음을 먹고 자란다.


유난히 키가 쑥쑥 컸던 그해.


내 키가 크는 만큼


어머니는 줄곧 밤잠을 설치셨던 것이다.


" 아이고 우리 아들 훤칠하게 키 큰 거 봐"


40이 넘은 아들의 키를 어머니는 아직도 흐뭇해하신다.


오롯이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렇게 키워 놓으시고는


매번 나를 볼 때마다 쓰담쓰담 흐뭇해하신다.


아이는 부모의 마음을 먹고 자란다.


아직도 많이 커야 할 우리 아기가


내 쑥쑥 자랄 수 있도록


내 마음도 내 마음 가득


꾹꾹 눌러 담아 놓아야겠다.


우리 어머니가 그러셨던 것처럼


우리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내 다리가 되어버린 어머니의 마음을


내 아이의 몸에도 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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