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불 겁니다
내게 있어 리코더는 '그래도 단소처럼 아예 소리가 안 나는 건 아니잖아?' 하는 정도의 악기였다. 물론 낮은 도부터 높은 도까지 부는 것 외에는 아는 게 없지만.
그리고 이번 기회에 다루는 악기의 폭을 넓힐 생각으로 리코더에 도전했다. 리코더야 많이들 불 줄 아니 필살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타이타닉의 OST인 'My heart will go on'을 연습하기로 했다. 최소한 웃음이라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부터 이 분을 라이벌로 삼기로 했다. 잘 부탁해요 뉴질랜드의 매트 머홀랜드 선생님.
다이소에서 2,000원짜리 리코더를 샀다. 1,000원짜리가 있었으나 크기가 너무 작아서 과감하게 예산을 100% 증액했다.
어릴 적에 리코더는 샵 또는 플랫을 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반음을 내는 리코더가 따로 있을 거라고 막연히 여겨왔다. 그럼 반음이 들어간 곡을 연주하기 위해 리코더 두 개를 한 입에 불어야 한다 생각했던 것일까. 사실 소프라노 리코더 하나로 반음도 낼 수 있다.
리코더 소리는 추억보다 더욱 삐릭! 삐이이익! 한 소리를 냈기에 한낮에 잠깐씩만 연습하기로 했다. 그러니 낮을 바쁘게 보내면 밤에 '아, 맞다. 리코더!' 하는 상황이 된다.
분명 제목은 오늘의 성취인데 점점 하루를 넘기거나 장기 프로젝트가 되는 건들이 있다. 사실 지금도 연습하느라 글을 쓰지 못힌 건이 있다.
그렇다고 도전 1일, 2일 같은 식으로 글을 쓰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연습을 마친 시점에 글을 쓴다.
우선 아래는 연습 1일 차
처음 불었을 때 푸힝, 푸르푸륵하면서 더욱 재미있는 영상이 찍혔는데 목소리가 너무 많이 들어가 편집되었다. 불필요하게 연습이 되어버린 1일 차 영상이다.
그리고 무럭무럭 자라서 연습 12일 차.
유려한 연주는 끝내 되지 않았다. 그래도 1일 차와 비교하면 꽤 많은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높은 미, 파, 솔을 불 수 있게 되었다.
낮은 도에서부터 높은 레까지는 리코더에 난 구멍을 막고 여는 것으로 연주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미에서부터는 '구멍 하나를 1/3 ~ 1/4 정도만 개방한다.'와 같은 과제가 발생한다. 그렇기에 이런 방법으로 반음을 내어 연주를 마친 것이 만족스럽다.
참고로 연주 연습을 위해 시청한 영상은 아래와 같다.
2,000원을 들여 새로운 취미를 얻었다. 이제 편한 마음으로 에델바이스에 도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