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한테도 말 안 했지만, 사실 조금 지쳤어요

이렇게라도 말해주고 싶어요

by 남궁찬

요즘 들어 자꾸

말이 줄어요.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자연스럽게 조용해지는 느낌.


친구들이 웃는 이야기에도

함께 웃으면서도

내 안은 점점 조용해지고 있는 거 있죠.

그냥 아무 말도 하기 싫고,

괜찮다고 말하는 것도 피곤하고.


그런데도

학교는 가야 하고,

숙제는 해야 하고,

누군가에게는 계속

'잘 지내는 사람'이어야 하니까

나도 모르게 감정을 꾹꾹 눌러 담게 돼요.


근데 사실,

나 조금 지쳤어요.

말 안 했지만,

그냥 너무 애쓰는 날이 많았어요.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

내가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그만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는지.

눈 감고 있으면

그냥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조용히 바라본 적 있는지도요.


그런데도 여기까지 온 거,

그 자체로 나는

진짜 잘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누군가 그랬어요.

"너무 힘든 날엔,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거야."

그 말이 요즘 자꾸 생각나요.


나를 토닥여주는 말이 필요했는데,

막상 아무도 그런 말을 해주지 않으니까

오늘은 내가 나한테 해주려고요.


"고생했어, 오늘도.

너무 애썼어.

지금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6월의 저녁은 좀 길고,

노을은 예쁜데 마음은 잘 모르겠죠.

그래도 이런 날도 언젠가는

'그래도 지나갔지' 하고

작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거예요.


그러니까 오늘만큼은

그냥 그대로 있어도 괜찮아요.

눈물 참느라 힘들었으면

조용히 흘려도 괜찮고,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있어도 괜찮아요.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날,

지금 그 하루를 잘 통과하고 있는 당신이

나는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진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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