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입니다
핸드폰, 리모컨, 안경, 지갑, 컵, 텀블러,
그리고 방금까지 손에 들고 있던 물건들…
전부 순식간에 타임머신 탄 것처럼 사라진다.
“방금까지 내가… 뭐 들고 있었는데…?”
이게 요즘 내 하루 중 제일 많이 하는 말이다.
5분 전의 나는 “여기 두자.”라고 아주 자신감 있게 내려놨겠지.
문제는, 그 위치가 나한테만 비밀이라는 점이다.
이건 마치, 내가 내 기억과 숨바꼭질하는 삶.
근데 문제는, 나는 찾는 쪽도 나고 숨긴 쪽도 나라는 것.
“야, 어디 뒀어?”
“… 내가 알면 이러겠냐?”
이게 내 뇌랑 나 사이 대화다. 주인공도 없고, 반전도 없고,
냥 찾다 보면 갑자기 냉장고에서 리모컨 나오는 결말이다. (실화일 수도 있음)
외출할 땐 늘 에어컨, 가스, 창문, 심지어 화장실 전등까지 체크한다.
체크리스트 1차 완료 후 문 닫고 나간다. 근데 계단 2층쯤 내려가면
뇌가 아주 태연하게 질문한다.
“근데 에어컨 진짜 껐어?”
다시 올라간다. 확인한다.
에어컨 꺼져 있다. 뇌가 말한다.
“아~ 맞다. 껐었지~”
그럼 말해주지 그걸! 왜 나를… 왜 나를 두 번 걷게 하니…
요즘 나는, 기억보다 추리를 더 많이 한다.
“내가 물건을 두는 패턴상… 이쪽 방향일 확률이 높아…”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그리고 지갑은 또 어디 있나.
그날은, 그냥 그런 날이었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나는 또 오늘, 내 기억을 찾아 모험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