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장. 귀환

– 다시 세워진 성전, 다시 불린 이름

by 이한

기원전 586년, 예루살렘은 바벨론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성전은 불탔고, 다윗의 왕조는 끊겼으며, 백성은 사슬에 묶여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그러나 50여 년 뒤, 역사는 전환점을 맞습니다.

기원전 539년, 바벨론은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에게 무너졌고,
그는 칙령을 내려 포로로 잡혀 있던 유다 백성을 예루살렘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바사 왕 고레스가 이르되, 하늘의 신 여호와께서 세상 만국을 내게 주셨고, 나를 명하여 유다 예루살렘에 전을 건축하게 하셨나니…”
— 에스라 1장 2절


역사적 배경 요약

기원전 586년 – 바벨론이 예루살렘을 함락, 성전을 파괴하고 유다 백성을 포로로 끌고 감.

기원전 539년 – 페르시아의 고레스가 바벨론을 정복, 유대인 귀환 허용.

기원전 516년 – 귀환한 유다인들이 제2성전을 재건.

기원전 5세기 – 에스라(율법학자)와 느헤미야(총독)가 예루살렘을 개혁하며 신앙 공동체를 새롭게 함.


성전 재건 – 하나님은 버리지 않으셨다

돌아온 백성은 먼저 무너진 성전을 세웠습니다.
솔로몬의 성전에 비하면 초라했지만, 그것은 분명 하나님의 임재가 여전히 그들과 함께하신다는 증거였습니다. 포로의 삶은 징벌이 아니라 정화였고, 하나님은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언약을 이어가셨습니다.


성벽 재건 – 무너진 정체성을 다시 세우다

예루살렘의 성벽은 여전히 허물어진 채 남아 있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성벽은 단순한 돌담이 아니라 군사적 방어, 정치적 자치, 종교적 정체성의 상징이었습니다.
성벽이 없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백성이 수치와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음을 의미했습니다.

느헤미야는 페르시아 왕 아르타크세르크세스에게 총독으로 임명되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제국의 명령을 받은 관리였지만, 진정한 힘은 하나님 앞에 무릎 꿇은 리더십에서 나왔습니다.
무너진 성벽을 다시 세운 일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백성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다시 일어섰다는

신앙의 선언이었습니다.


말씀의 공동체 – 에스라의 개혁

성벽이 세워진 후, 에스라가 백성 앞에서 율법을 낭독했습니다(느헤미야 8장).
백성은 울며 회개했고, 무너졌던 마음이 말씀 앞에서 다시 세워졌습니다.
이 순간은 단순한 제도 개혁이 아니라, 백성이 말씀을 중심으로 다시 공동체를 이루는 영적 회복이었습니다.


칼 바르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공동체는 무너진 제국 위에서 다시 세워진다.
그것은 힘이 아니라 말씀과 순종 위에 세워진다.”
— 교회 교의학 IV/1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오늘 우리의 신앙도 무너짐을 경험합니다.
교회의 권위가 흔들리고, 제도의 신뢰가 무너지고, 사회적 기반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무너진 자리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세우십니다.

회복은 화려한 건물에 있지 않습니다.
말씀 앞에 다시 서는 마음, 하나님 앞에서 다시 불린 이름, 그곳에서 진짜 회복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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