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의 행운 #4 사글세

부자 되기 100억 프로젝트

by 푸른 노을

# 4 사글세


아파트에 입주할 때까지 전셋집에서 조금 더 버티기를 바랐으나

전세금 400만 원을 올려달라고 하자 이사를 계획했다.

벌써 세 번째 이사다

사글세로 옮기기로 했다. 막 아파트 계약금을 치르고 나니 돈이 씨가 말라 있었다.

일 년밖에 살지 않았는데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다니~

속상했지만 시세보다 싼 집에 살았으니 그것으로 위로를 삼았다.

살림이 다 들어갈 수 있는 월세방을 찾았으나 방값이 너무 비쌌다.

결국 단칸방, 그것도 욕실이 없는 저렴한 방을 하나 구했다.

방이 작았다. 서울 집보다 더 작았다.

모든 짐들을 시댁 마당으로 옮겼다. 식탁과 장롱 한 짝 그리고 쿠션도 함께 따라갔다.

시골집 마당이 넓어 다행이었다. 마당 한쪽에 비를 맞지 않게 비닐로 씌워 장롱 한 짝을 두었다. 사랑채를 대충 정리 후 곧 방으로 들이겠다고 시어머님이 말씀하셨다. 늘어놓은 고추나 메주 같은 것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벼룩시장에서 산 식탁은 의자와 함께 어머님의 부엌에 들였다.

등받이 쿠션도 작은방에 들였다. 다행이었다.

1층 단칸방은 사글세로 150만 원을 주고 얻었다. 방 한 칸에 작은 수도가 있는 부엌 한 칸이었다.

가스레인지를 놓고 한쪽에 세탁기를 겨우 놓았다.

빨래를 하면 손등에 멍이 들어 세탁기는 꼭 있어야 할 것 같았는데 좁은 부엌에라도 들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머리는 마당 수돗가에서 감았고 화장실은 마당에 있는 공용 화장실을 이용했다.

좁은 부엌은 적응이 되었지만 욕실이 없으니 난감했다.

주인이 나간 틈을 타 대문을 잠그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샤워를 했다.

거기서 둘째를 낳았다. 방이 작아도 아이는 생기는 모양이었다.

무더운 어느 여름날 에어컨 없이 잘 수가 없어 만삭의 배를 하고 모텔을 찾았다. 모텔 주인이 한밤중에 들이닥친 배부른 여자를 보고 키득키득 웃었다. 나 또한 부끄러웠지만 그해 여름은 사상 최대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우리는 에어컨 빵빵한 방을 달라고 했다. 모처럼 시원한 단잠을 잤다. 7월의 마지막 날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두 달쯤 되는 달에 우리는 25평 아파트로 입주를 했다.

5,500만 원에 분양받은 방 세 칸 신축 아파트 10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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