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의 행운#2 1,800만 원의 전셋집

부자 되기 100억 프로젝트

by 푸른 노을

#2

1,800만 원의 전셋집

1,800만 원으로 2층 전셋집을 얻었다.

방 3칸, 거실, 부엌이 있는 독채였다.

식탁이 필요했다.

벼룩시장에서 중고로 식탁과 의자 네 개를 구입했다.

식당에서 사용했는지 모양은 예쁘지 않았지만 상태는 양호했다.

거실에 식탁을 놓고 저녁을 먹었다.

집 근처 시장에서 식탁보를 15,000원 주고 구입해 깔았다. 주황색 체크에 직조 무늬로 짠 그때의 유행하는 식탁보였다. 투명색 병을 구해 꽃병을 대신했다. 꽃을 사고 싶었으나 돈을 주고 꽃을 사기엔 아까웠다.

제집 담을 넘어 골목을 기웃거리는 매화를 꺾어 꽂았다. 꽃이 있는 식탁은 화보에 있는 식탁사진처럼 화사했다.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1,800만 원 하는 2층 독채는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이었다. 버스 정류장까지는 10분 정도 걸렸지만, 그 정도는 기꺼이 감수했다. 운이 좋았고 집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기름보일러였다. 연탄 부엌이 아니라~

서울 금호동 집 1,300만 원 전셋집은 연탄 부엌이었다.

기름보일러라 난방비가 더 들어갔지만 방 한 칸만 데우고 다른 방들은 보일러를 잠그는 것으로 대신했다. 햇살도 창문을 통해 안방까지 충분히 비췄다.

커튼이 없다. 인테리어 가게에서 제법 그럴싸하고 맘에 드는 색깔의 커튼이 있었으나 남편의 직장에서 자투리 천을 구해 수선비만 주고 만들어 달았다. 눈에 확 들어오는 예쁨은 아니었지만 햇볕은 충분히 가렸다. 제법 신혼 방의 분위기도 더했다.

시장에서 반달 모양의 쿠션과 등받이 쿠션을 구입했다. 신혼부부에게 한창 유행하는 쿠션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친구는 백화점에서 구입했다고 자랑했다. 나는 비슷한 모양의 쿠션을 시장에서 샀다. 백화점에서 구입한다면 분명 더 많은 돈이 들어갔을 것이다.

쿠션도 있고 식탁도 있고 커튼도 있다. 28만 원 주고 산 장롱도 있고 세탁기도 있고 냉장고도 있다. 연탄보일러에서 기름보일러로 신분 상승했다. 침대도 없고 화장대도 없고 전축도 없지만 괜찮았다.

장롱이 비좁아 서랍장을 하나 샀다. 냄비도 하나씩 늘어났다. 집들이는 하지 않았다. 생활비가 추가로 더 들어가는 이유도 있었지만 음식을 잘 못하는 이유도 컸다. 직장을 다녀 시간도 없었다.

그렇게 일 년이 또 흘렀다.

퇴근길에 남편이 아파트 팸플릿을 들고 왔다. 아파트 분양 팸플릿이다. oo 2 지구 아파트를 5,500만 원에 분양한다는 내용이었다. 약 25평이라고 했다. 결혼한 지 2년이 넘어가고 있었고 아이도 있었다.

아파트를 청약하기로 했다. 최대한 대출을 끌어당기고 내가 직장을 쉬지 않고 다닌다면 돈은 얼추 맞아 들어갈 것 같았다.

우리는 로열층에 당첨되었다. 나는 높은 층이라 위험할 것 같다며 낮은 층을 원했으나 남편은 아파트는 높은 층이 팔 때도 비싸다며 운이 좋은 것이라 했다. 당시만 해도 나는 부동산의 ‘부’ 자도 몰랐다. 남편은 엄청 기뻐했으나 나는 돈 걱정에 잠이 오지 않았다.

며칠 뒤 주인이 할 얘기가 있다며 2층으로 올라왔다.

맞벌이를 하니 돈이 있을 거라며 전세금 400만 원을 올려달라고 했다.

통장을 빡빡 털어 아파트 청약 청약금을 납부한 직후였다.

거금 4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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