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의 행운 #5 내 생애 처음

부자 되기 100억 프로젝트

by 푸른 노을

#5


내 생애 처음 사업장


가구를 들였다.

남들은 결혼을 위해 신혼살림 장만할 때 구입하던 것을 나는 아파트 입주를 위해 구입했다.

10자(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25평 안방에 놓을 만한 장롱의 크기) 장롱, 화장대, 침대, 경대가 세트로 된 연 그린 하이그로시 가구였다. 보르네오에서 신혼부부를 위한 특별 가구 세트를 출시해 저렴한 가격으로 신혼부부들을 공략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침대가 마음에 들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세탁기 다음으로 가장 갖고 싶은 가구는 침대였다. 침대는 신혼부부의 로망이자 나의 로망이 아니었던가.

결혼한 지 3년 만에 아이 둘을 데리고 우리는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했다.

그것도 가구를 풀세트로 장착해서...

입주 청소를 위해 새 아파트를 방문하는 날 나는 헛구역질을 했다.

새집증후군 같은 냄새에 나도 모르게 헛구역질이 났다. 그때부터 냄새 알레르기가 생겼다.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는 아직도 입덧처럼 구역질을 한다. 특히 향수에 가장 민감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아직도 향수를 사용하지 않는다. 화장품도 무향 화장품을 선호한다. 작은 방에 들어서는 순간 밀폐공포증까지 올라왔다. 내가 살 집인데도 밀폐공포증이 생기는 것을 보니 이상했다. 월세방에 살 때도 밀폐공포증이 없었는데 희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기분은 좋았다. 새집이었고 우리 집이었다.


버티컬이 없어 빛이 그대로 통과되었으나 좀 더 견딘 후 나중에 달았다. 그놈의 돈은 늘 빠듯하였다. 소파가 없는 거실이 나름 넓었다. 시골에 보관해 둔 쿠션을 깔았다. 식탁은 포기했다. 이리저리 놓아보려 애를 써도 크기가 맞지 않았다.

남편은 퇴근해 아이들을 돌보았고 나는 학생들을 가르쳤다. 직장 동료들과 친구들을 만나 술자리라도 가져야 했지만 남편은 곧바로 퇴근해 아이들을 돌보았다. 남편에게 가장 미안했다.

내가 번 돈은 생활비로 썼고 남편이 번 돈은 저축했다. 매달 대출금 이자를 납입하고 나면 돈이 통장에 조금씩 모였다.

위층에 사는 사람은 새 아파트인데도 입주 전 리모델링을 했다고 자랑했다. 아파트가 새것인데 또다시 리모델링을 하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시엔 리모델링이 흔한 일이 아니라서 그러려니 했다. 아이에게는 미술 과외를 시켰다. 그룹으로 미술 과외 수업을 함께 하자고 했으나 여윳돈이 없어 얼버무렸다. 위층 새댁은 수입산 커피잔에 커피를 태워 나를 대접했고 나는 변변한 커피잔이 없다는 핑계로 우리 집에 초대하지 못했다. 아이를 위한 그림책도 수십 번 넘게 고민한 뒤 구입 했던 나였기 때문에 예쁜 수입산 커피잔은 나에게 사치로 여겨졌다. 사치라고 생각했지만 속으로는 엄청 부러웠다.

장난감, 유모차는 주로 벼룩시장을 통해 구입했고 벼룩시장은 지금의 당근마켓처럼 유용한 곳이었다. 나는 벼룩시장을 최대한 활용했다. 흔들 침대를 1만 원 주고 사서사용 후 아이가 커 버리자 5,000원에 다시 팔았다.

그렇게 돈을 모은 나는 어느 날 사업장을 열었다. 보증금 1,500만 원에 권리금 400만 원을 주고 학원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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