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의 행운 #7 돈 한 푼 없이 건 물 짓기

부자 되기 100억 프로젝트

by 푸른 노을

#7

돈 한 푼 없이 건물 짓기


나는 한 번도 적금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딱 한번 적금을 넣었는데 만기가 되기 전 해지했다. 적금 만기가 되기 전 늘 돈 들어갈 곳이 먼저 생겼다. 이번에도 마찬 가지였다.

집 세 채를 합쳐 120평 정도의 땅이 확보되자 건물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학원이 좁고 시설이 열악해 늘 원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던 참이었다. 겨울에도 춥지 않고 히트도 빵빵하게 나오는 깨끗한 강의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 것이 그때의 바람이었다. 집을 산 대출금이 아직도 조금 남아있었지만 나는 건물을 짓기로 했다. 건설 회사만 잘 만나면 건물을 짓고 준공 후 대출로 한꺼번에 돈을 지불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고는 용기를 낸 것이다.

우선 건물을 지으려면 설계라는 것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리저리 아는 사람을 통해 설계사를 수소문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설계사를 소개받아도 선 듯 전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 또한 망설여졌다. 설계는 가설계를 여러 군데 받아 보고 본 설계는 계약을 해서 하면 된다고 누군가가 말하자 나는 4~5군데 가설계를 먼저 맡겼다. 거 설계를 맡기는데도 왠지 눈치가 보였다. ( 요즘은 가설계도 돈을 받는 업체가 있다고 들었다.)

임시 설계를 받아보니 어떤 사람이 우리와 맞는지 느낌이 왔다. 건설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군데 소개를 받고 미팅을 잡아 면담을 했다. 요즘 같으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하면 되는데 예전에는 그런 정보들이 SNS에 올라와 있지 않아서 일일이 수소문하거나 건물을 짓는 곳을 찾아가 전화번호를 받곤 했다. 마땅한 건설회사를 찾을 수가 있었다. 다행히 건설회사에서 은행에 대출까지 알선해 주기도 하여 우리는 그 업체로 계약을 했다.

설계를 하고 건설회사를 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건물을 짓기 전에 어떻게 지어야 할지 대충이라도 머릿속에 그리고 있으면 좋은데 건물을 지어 본 적이 없으니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도면을 봐도 설명을 들어도 잘 된 설계인지 부족한 설계인지 빠진 부분은 없는지 등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였다. 급기야 우리는 몇 번에 걸쳐 설계를 고쳤는데 나중에는 건물을 짓는 동안에도 설계변경을 했다.

건물을 짓는 도중 설계를 변경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처음에 우리는 건물을 짓다 설계변경을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설계를 변경하면 추가 설계비가 나오고 추가 건축비가 나오는데 그것을 몰랐던 우리는 추가 설계비도 내고 건축 변경으로 인한 인허가 문제로 건축이 지연되기도 했었다. 그래도 나름 튼튼하고 편리한 건물을 지은 것 같아 준공 후에는 만족했다. 건축은 많은 준비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


집을 짓고 준공 후 잔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건설회사와 계약을 하고 나니 두려움과 설렘으로 가슴이 뛰었다. 애초에 1,300만 원으로 시작했으니 망해도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대출 금액이 너무 커지자 몇 달이고 잠을 설쳤다. 내가 왜 섣불리 건물을 짓는다고 했을까 라며 겁 없이 달려든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었던 것 같다.

6개월에 걸쳐 건물은 완공되었고 지하 1층 지상 3층의 높이의 건물이 완성되었다. 건물을 완성해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는 날엔 정말 기뻤다. 돈이 없어 막판에는 또다시 단칸방에서 월세로 살았지만 이사에 이골이 나 있는 상태라 오히려 덤덤하였다. 그때부터 나는 꼭 필요한 짐이 아니면 이삿짐 박스도 뜯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우리 집에는 아직도 뜯지 않은 이삿짐 박스가 있다.


설계변경으로 인해 스프링 쿨러 시설이 추가되었고 그만큼 돈도 마이너스가 났다. 집기비품 살 돈으로 스프링클러시설을 했기 때문에 건물이 완공되자 인테리어를 할 돈이나 집기비품 살 돈이 없었다. 결국 주변 친지들에게 돈을 빌려 집기비품을 샀다. 그리고 매달 조금씩 갚아 나갔다. 비품도 1층에만 넣고 2층과 3층은 비워 놓았더니 업체에서 결재는 나중에 해도 된다며 책상들을 먼저 납품해 주었다. 세상에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좋은 업체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설계와 착공 및 준공까지 근 1년 넘게 걸렸다. 만약 다시 집을 짓는다면 이제는 좀 더 잘 지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참 많은 것을 배운 한 해였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잘 한 해도 그때였고 가장 힘든 해도 그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건물이 완공되던 해에 나의 자산은 대출금을 포함해 10억 대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땅값은 계속 상승 중이었다. 나는 30대에 건물주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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