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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on Jul 11. 2021

내 안으로만 숨 쉬는 너에게

너님

    

단아한 미소에 서린

단정한 마음가짐이 샘솟아

단호한 언행.     


마른땅 살포시 보듬는 빗방울 향기로,

어두운 방 기쁨 채우는 햇빛 웃음으로,

새벽을 열 듯 다가온

너 만나려고

나 이 별에 들렀구나.     


늘 좋은 것만 아낌없이 드리고픈

은혜로운 사람아.

정녕 닮고 또 내 안에 담고픈

너 님아.     


평행선     


저 끝으로 난 가로수길에

마주 보고 선 나무들.     


절대 만날 수 없는 평행선도

저 길 끝에서는 결국 만나나.     


거기 그냥 서 있는데

나무들은

만나고 싶은가 보다.

서로가.     


바다가 너를 닮았다.    


가슴 덮은 먹구름 깨고

솟구친 응어리,

쏟아진 눈물 모서리에 베였다.     


깨진 눈물들 그러모아

감싸 쥔 주먹,

눈가를 마저 훔치며 외친다.     


햇살보다 포근할 바다야.

네 너른 품에 안길 수 없어서,

나는 이렇게밖에.     


질끈 감고 던진다.

눈물 조각 뭉친

돌팔매.     


난데없이 날아든

눈물 빛 돌멩이야.     


너... 많이 아프구나. 토닥토닥.

     

던진 어깨 행여

삐끗하진 않았나.

손바닥에 생채기

덧나진 않았을까.     


따뜻 바람 담아서

잔잔 파도 노래로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못된 마음도

보듬어 덮는     


너님이     


바다를 닮은 것이 아니라,     


바다가 너님 맘

그대로 닮았어라.     


스페어타이어     


언젠가 그 어느 날에는

널 업어주고 싶어.

     

가을 숲에 잠긴 호젓한 길,

낙엽 밟고 산책하듯 달리면서

바람 소리에 덮여도 좋으니

나 나직이 이 마음 속삭일 테야.     


하지만 그러려면

행여 네가 다치려나.     


그건 절대 안 될 일.

꿈은 그냥 꿈으로만.     


나 먼저 잘게.

널 안고 달리는 그 꿈속으로.     


하늘을 걷다. 구름을 걷다.     


손 내밀면 닿을 듯한데

달님아.     


발길 멈추지 않으면

스칠 수 있을까

걷고 또 걸어도     


눈앞에 그대로인 보름달

향한 뜨거운 박동 타고

두근두근 절절함     


잎사귀로 솟아나, 이 밤

하늘을 걸어올라

구름을 걷어내고...     


그대 볼에 입 맞추다.     


38만 4,400km (달에게 속삭이다.)     


닿을 수 없어도 괜찮아.

항상 네게 잠겨 있으니.     


바라보다 잠기다 녹아들다     


내가 작아질수록

더 커지는 너.     


깊은 투명함, 그 끝을

알고 안고 싶어서     


작아지고 작아지다

기꺼이 너에게 녹으리.     


속삭이지도 말아라.     


서운함이란

지극히 이기적임이라.     


그의 마음이

나와 같지 않아서

마음 위로 떠오르는     


지나친 소망, 그 풍선이 터지고 난

머쓱하고 부끄러운

감정의 찌꺼기들.     


사랑한다면     


아낌만 없이 주지 말고

원하는 것도 하나 없이

그냥 건네기만 할 것.     


받기도 손 젓는다면

그냥

마음으로 기도만 할 것.     


너의 오늘이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여라.     


아무도 모를 소원

속삭이지도 말고     


소리 없게

이 내 마음속에서만

간절하여라.     


이 내 심장으로만

고동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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