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세상에 내 자리는 없다는 것.
난 알고 있어.
난 날고 있어. 그래서,
내가 만든 나만의 하늘 속
아주 조그만 비행기.
눈물 나게 우습지만
눈물 나도록 멋진
여기 내 하늘에
내일도 난 오르겠어.
어깨 짓누른 구름 두꺼워
솟구쳐 오를 기운 없다면,
바람 위 미끄러지기만 하자.
보이지 않는 어딘가
잿빛 이불 끝자락 놓치지 않게,
펼친 날개 접지만 말자.
힘차게 날린 헛된 소원
떨어진 자리 가서 보니
하늘보다 더 예쁜 꽃
나를 보며 미소 짓네.
비슷할지는 몰라도 똑같지는 않아.
목숨 하나에서 가지 친, 너라는 사람들.
네 태어나서 죽기까지
뜨는 해만큼 있거든.
망가진 오늘의 너는,
곧 어제의 너로 사라져.
씻어내고 싶은 하루였다면,
찬물 샤워가 좋겠다.
오늘이 떨어져 내려가는 바닥 타일을 잠깐 봐봐.
비슷할지는 몰라도 똑같지는 않잖아.
하나가 깨진다 해도 찾아올
또 다른 하나를
오늘의 파편으로 다치게는 하지 마.
더딘 걸음이
소름 끼치도록, 부끄러웠다.
어렵게 땅바닥을 떠나는 발뒤꿈치부터
다리를 지나 허리 위로
볼품없는 누더기가 채 못 감춘
걸레보다 더 초라한 몸뚱이의 느릿함을
쳐다보기 민망하여 고개 돌리는
자괴에 겨워
떼던 발 다시 뒤로 가
모래 위 추한 발자국 마구 비벼 짓이기다
멈춤 속, 영원으로 내버린 시간들
베고 누워 바라본 노을이 뿌예진 것은,
탁한 눈동자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서.
눈에 맺힌 것 털어내려 고개를 드니,
저만치 앞서 가던 내 아닌 것들은 이제
그림자도 안 보여
다시 떨군 시선 끝에.
사마귀에 뜯기다 도망쳤니.
절뚝이는 개미를 움직이는 건,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섯...
다...섯......
다시, 서서
걷기 시작하다.
슬퍼도 슬퍼하지 마라.
아파도 아파하지 마라.
슬픔도 아픔도 네 것이 아니면 그만.
네 것이 아니니 그만.
가져도 되지 않는 것들.
그 누구도, 네 품에 던지지 않는 것들.
끌어안지 마라.
젖어들지 마라.
기쁨과 쾌감이 그러하듯,
슬픔도 아픔도
잠깐 뺨을 스치는 바람.
그러하니, 너와 바꾸지 마라.
덮인 먼지 닦아내니
더 선명해진
초라함
민망하구나 고개 돌린
한참의 웅크림도 지칠 무렵
비치는 것이
그대로의 모두는 아니라며
......
거울이 깨지고
파편의 아지랑이 타고
신기루 흩어진 자리에
부끄러울 이유 벗어두고
아무도 모를 혼자 웃음 속
일어서서
걸어간다.
허름한 구두수선점 앞 삐뚤빼뚤,
재치 만점 주인아저씨의 말.
"파리야 미안해 내일 들어와!"
파리는
끝내 들어가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