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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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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on May 07. 2021

몽당연필

몽당연필만 한 일곱 살, 네 살.

손 뼘보다 긴 연필을 갖고 논다.

종이 위 삐뚤빼뚤,

글자인지 그림인지.


시간과 함께 자라는 쪼꼬미들,

손에 쥔 연필은 점점 짧아지는데.


세월의 흐름에 앉은 것들아.

커져가건지, 꺼져가건지.


잘 자. 딸들을 안아주고 집을 나서,

건넛집 노인네 밤 안녕살핀다.

오늘도 하루만큼 좁아진 어깨,

나날이 작아지는 일흔여섯 몽당연필.


시간 등 올라타  향하는 모두는

자라다가 사그라드.


오늘따라 마음 저릿한 핏줄들.

세 자루 몽당연필들아.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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