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inon 김승진 Aug 27. 2021
오늘, 네가 쥐구멍을 찾았다면
비슷할지는 몰라도 똑같지는 않아.
목숨 하나에서 가지 친, 너라는 사람들.
네 태어나서 죽기까지
뜨는 해만큼 있거든.
망가진 오늘의 너는,
곧 어제의 너로 사라져.
씻어내고 싶은 하루였다면,
찬물 샤워가 좋겠다.
오늘이 떨어져 내려가는 바닥을 잠깐 봐봐.
비슷할지는 몰라도 똑같지는 않잖아.
하나가 깨진다 해도 찾아올
또 다른 하나를
오늘의 파편으로 다치게는 하지 마.
바람이 흘린 눈물 7
오늘은 웃음 닮은
타닥 내리는 소리.
왈츠 추며 잔디 밟고 같이 열어,
통나무집 벽난로에 장작 타는 소리.
마주 앉아 마주친 눈빛 비친 잔 위로
포도주 방울 내리는 소리.
그립던 님 드디어 만나
벅찬 가슴 적시는 눈물 소리.
기억을 녹이는 밤의 기억
버려도
어딘가에 뒹굴 거고, 지워도
지우개 밥은 남을 테고,
태워도
재는 그대로이겠지.
...... 녹일 수밖에.
흔적이 더 아픈 기억
잊히기를 기도하며
알코올에 아득히 잠기는,
여기 텅 빈 술집, 밤 9시 57분의 기억.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이선희 -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에 더하다.
우리 같이 채워 간 공책
교환일기
책장마다 묻은 손때
물끄러미 보다.
네 손가락 사이 펜 걸어간 페이지에
떨리는 손가락 다가서다.
함께한 날들
끝나지 않을 거라던 날들
가만히 떠올리다.
어느 늦여름 오후
노트 건네며
한낮 무더위 시들어가는
노을 품은 구름가 빛날 때
별보다 빛나던 반짝
네 두 눈
지금 눈앞에 그대로인
듯하다.
마지막 페이지
네 힘겨웠을 마지막
두 마디
사랑해... 미안하다.
그 위로... 툭
한 방울 번진 자국
하나 더 늘다.
다시는 펼치지 않으리라
책장 덮으며
혼잣말 또 거짓말 속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