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inon 김승진 Aug 27. 2021
그래도... 너
버려졌어도,
그래도... 너다.
6월 아침의 두릅이 건네는 말
저를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같은 한 뿌리에서 솟구친 줄기 타고 돋아난
다섯 개 초록빛을 알아채셨겠죠.
아! 하나가 아직은 잘 안보이죠?
아마 이 비 그치면
맨 나중 치솟은 순이 어린잎을 펼치겠네요.
당신도 그래요.
멈춰 있지 않아요. 계속 샘솟고 있어요.
제일 짙은 어제의 초록이 그대를 지탱하는 동안에
또 이렇게 오늘의 녹색이 커가면서 지켜줄
연둣빛 새순은 새로이 태어날
그대의 내일입니다.
나날이
싹트고 자라서 진해지는 향기로
시간 위를 산책하는
이 다섯 색깔 녹색이 바로
당신입니다.
오늘도 아름답게!
극복해요. 우리.
잊혀진 계절
그가 담긴 마음 느리게 걷던 늦가을
새벽, 은행잎이 그린 그리움 앞에
멎은 건
발걸음만 아닌
저린 가슴, 나직이 터진
입김에 떨린 찬 허공에
되뇐 그 이름
끝내
잊혀지려다 잊혀지지 못한
어느
10월 31일.
독백
캔맥주 하나 부수다
짐짓 아프지 않은 척
풀벌레 울음
귀 기울이다
듣는 이 없는
혼잣말 벌레에게 뇌까리다
너도 듣지
말아라
네 아픔이 더 클 터
오늘 나
너의 이야기만
그냥 듣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