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15

by rainon 김승진

그래도... 너


버려졌어도,


그래도... 너다.


6월 아침의 두릅이 건네는 말


저를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같은 한 뿌리에서 솟구친 줄기 타고 돋아난

다섯 개 초록빛을 알아채셨겠죠.

아! 하나가 아직은 잘 안보이죠?

아마 이 비 그치면

맨 나중 치솟은 순이 어린잎을 펼치겠네요.


당신도 그래요.

멈춰 있지 않아요. 계속 샘솟고 있어요.

제일 짙은 어제의 초록이 그대를 지탱하는 동안에

또 이렇게 오늘의 녹색이 커가면서 지켜줄

연둣빛 새순은 새로이 태어날

그대의 내일입니다.


나날이

싹트고 자라서 진해지는 향기로

시간 위를 산책하는

이 다섯 색깔 녹색이 바로

당신입니다.


오늘도 아름답게!

극복해요. 우리.


잊혀진 계절


그가 담긴 마음 느리게 걷던 늦가을

새벽, 은행잎이 그린 그리움 앞에

멎은 건

발걸음만 아닌


저린 가슴, 나직이 터진

입김에 떨린 찬 허공에

되뇐 그 이름

끝내


잊혀지려다 잊혀지지 못한

어느

10월 31일.


독백


캔맥주 하나 부수다

짐짓 아프지 않은 척


풀벌레 울음

귀 기울이다


듣는 이 없는

혼잣말 벌레에게 뇌까리다


너도 듣지

말아라


네 아픔이 더 클 터

오늘 나


너의 이야기만

그냥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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