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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아빠 Jul 29. 2024

브런치스토리마저 대안이 아니라면 내가 가야 할 길은?

그렇게 내 글 두 개가 다음 메인에 올라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본다는 경험은 굉장히 나를 설레게 했다. 한동안 핸드폰에 울리는 알람은 내가 글을 쓰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게 이후에도 몇 개의 글이 다음 메인에 올라갔고 그럴 때면 조회수가 확 뛰었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글을 쓰는 과정도 꽤 흥미롭기도 했고, 사람들이 내 글을 봐주는 경험은 육아휴직으로 떨어져 있던 나의 자존감을 채워주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자 슬슬 시들해졌다. 내 구독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도 아니었고, 한 번씩 조회수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많은 글들이 대체로는 조용히 묻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부, 글을 몇 개 쓰지도 않았는데 엄청난 구독자를 보여하고 있는 브런치 작가님들을 볼 때마다 부러움과 질투심도 들었다. '어떻게 비슷한 것을 보고도 저런 시각을 가지고 해석할 수가 있을까', 어떤 작가님들은 잘 그려진 그림을 보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글로 세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세상을 보는 눈 자체가 개성 넘쳐서 컨텐츠 자체가 매력적인 작가님들, 글 표현 기술 자체가 너무 뛰어나서 글로도 공예작품처럼 뛰어난 표현력을 가진 작가님들, 세상에 뛰어난 작가들은 너무나 많았다. 


반면 나는 글 자체는 오랜 시간 써오긴 했지만 사람들에게 내 보이는 글을 네이버 블로그를 제외하고는 얼마 써보지도 않은 상태였다. 뛰어난 브런치 작가 분들이 그런 능력을 가지게 될 때까지 거쳤을 과정은 보이지 않았고 그 능력이 부럽기만 했다. 당시에 나는 달리는 경주마에 올라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누가 설정한 적도 없는 거대한 브런치의 벽이 내 눈에만 보이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네이버 블로그 때도 그랬던 것처럼 내가 조금 피곤하고 지칠 때쯤이면 어김없이 내 안에 깊은 곳에서 뭔가가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아니 지금 이렇게 힘든데 이거 해서 뭐 할 건데?'

'이게 글을 쓰면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구독자도 거의 늘지를 않는데 이거 해서 뭐 하나?'

'브런치를 몇 년을 해서 어찌어찌 구독자가 1000명이 넘는다 한들, 그러면 뭐 하나?'


지금의 나는 아주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당시의 나는 뭔가에 쫓기듯 굉장히 마음이 바빴다. '와아악!' 노력해서 성과가 금방 나올 거 같지 않으면 다른 것들을 빠르게 찾아보고 싶었다. 미래의 일말의 가능성보다는 한 치 앞에 보이는 성과만이 중요해 보였다.


거기에 공교롭게도 브런치가 내세우는 최고의 프로그램 '작가-지원 프로그램'도 끝이 난 직후였다. 이 프로그램은 브런치에서 연재된 인기작품을 출판사와 연결해 주어 출판까지 갈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시기는 이 행사가 끝난 바로 직후였다. 


다음 이 행사를 도전하려면 1년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동안 육아 연재 글들을 쓰고 계속 퇴고하며 원고를 마감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는 이상하리만큼 마음만 계속 앞서갔다.




 불현듯 그냥 과감하게 출판에 도전해보고 싶어 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아니 브런치 작가 타이틀을 다는 데에도 5수를 하며 어렵사리 된 나인데, 진짜 작가가 쉬운 일인가 어디?', '요새 출판계는 진짜 어렵다고 하고 전업 작가들도 출판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내가 뭐라고..' 


하지만 당시에 브런치에서도 나는 더 나아갈 방향성이 보이질 않았다. 내 내면의 목소리가 말한 그대로, 글을 계속 쓴다고 해서 구독자가 꾸준하게 증가하여 내 콘텐츠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늘어나는 느낌도 받기가 어려웠다. 높은 벽 앞에 덕하니 마주해서 막혀버린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출판을 위해서'라고 당시에 생각했지만, 사실은 브런치스토리로부터 또다시 도망가려 하고 있었다. 아마 브런치스토리가 내 예상보다 더 잘 되고 있었다면, 나는 갑자기 진짜 출판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또다시, 회피의 한 방법으로 새로운 명분이 떠올랐다. 


그건 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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