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돌아온 시간
그날 이후,
연락은 오래가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고,
아쉽지도 않았다.
이상하게, 아무렇지 않았다.
나는 다시 산에 오르고,
책을 읽고,
조용히 나를 들여다봤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대신,
나를 기다려주는 시간.
그 시간이 좋았다.
러닝을 하고, 산을 걷고,
책장을 넘기고,
말 없이 하루를 채웠다.
말 수는 줄었고,
마음은 계속해서 더 단단해졌다.
가끔,
그날 마음이 스쳤던 그녀가 떠올랐다.
한 번쯤은
다시 마음을 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땐 시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멈췄고,
그렇게 또 하나의 마음을 흘려보냈다.
나는 잘하고 있었고,
나는 좋아지고 있었고,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날 나눈 대화를 떠올리며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돌아봤다.
그날의 나는,
그 마음으로 정성껏 이야기했다.
두 사람 모두 좋은 사람이었다.
다만, 내 마음은 조용히 지나갔다.
실패는 아니었다.
하나의 흐름이 끝났을 뿐.
그리고 다짐했다.
나는 나다운게 제일 자연스럽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나를 놓치지 말자.
나는 흔들림없이
계속 같은 길을 걷는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속도로
내 안을 들여다본다.
나는 계속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오늘, 이 시간을 쉼표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