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웃음은 젊음의 비결 (2. 냉장고 안의 ..)

(냉장고 안의 음식물을 밀봉해야 하는 이유)

by 종구라기

어린 시절, 저는 꿈 많은 소년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잠자면서 꿈을 많이 꾸는 아이였습니다.

꿈속에서 소변이 마려우면 늘 옆에 커다란 항아리가 있었습니다.

기분 좋게 소변을 누다 보면 항아리는 차고 넘치고, 이상한 느낌이 들 즈음엔 어김없이 이부자리에 지도가 그려져 있곤 했습니다.


아침이면 어머님께서는 소금이 떨어졌다고 하시며 손에는 바가지, 머리에는 키(곡식을 까불러 티를 골라내는 농기구)를 씌워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이웃집에 가서 소금 좀 얻어와라” 하셨지요.

부모님 말씀은 곧 효도라 믿었기에…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어머님 말씀을 어기면 혼이 나기에 어쩔 수 없이 고분고분 이웃집에 갔습니다.

그러면 이웃 아주머니는 마치 신기처럼 알아차리셨습니다.

“요놈 또 오줌 쌌구나!” 하시며, 머리에 쓴 키를 마구 때리신 뒤 소금을 주셨습니다.

참 이상했습니다. 어떻게 아셨을까요? 냄새가 그렇게 심했을까요?


그런데 세월이 흘러 부전자전이라고, 아들이 저를 많이 닮았습니다.

어릴 적 아들은 우유를 유난히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은 자다가 벌떡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우유를 꺼내 마신 뒤 다시 잠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이부자리에 지도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아들이 자다가 스스로 일어나 화장실 불을 켜고 소변을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참으로 기특하였고 많이 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들이 7살 때 어느 날 밤,

아들이 저녁 일찍 거실에서 잠들었고, 저는 밤 12시쯤 큰아들 옆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막 잠이 들려는 순간, 큰아들이 벌떡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

‘또 우유 마시러 가는구나’ 싶었는데…

웬걸!

아들은 냉장고 안에 소변을 누고 다시 옆에 와서 잠이 들었습니다.

너무 순식간이라 말릴 틈도 없었고, 저는 그저 충격과 경악 속에 그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 불을 켠다는 것이 그만 습관적으로 냉장고 문을 열었고, 냉장고 안의 불빛이 들어오니까 화장실로 착각하여 냉장고 안에다 소변을 본 것이었습니다.

깊은 잠결에 유유 생각과 소변보는 일이 뒤 섞여 냉장고에 소변을 보는 기막힌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다음 날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자,

“며칠 전에도 냉장고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었어.

바닥에 노란 물도 있었는데, 그게 그거였나?” 하며 탄식했습니다.

다행히 그날 냉장고 속 음식들은 모두 밀봉되어 있었지만,

혹시라도 밀봉되지 않은 음식이 있었다면…

소변이라는 장(?)이 들어간 짜디짠 음식을 이미 경험했을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주부 여러분!

냉장고에 음식을 넣을 땐 반드시 밀봉합시다!

왜냐고요?

7살 아들이 냉장고를 화장실로 착각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당신의 입은 오늘도 잘 밀봉하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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