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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delion Sep 18. 2022

아빠와의 마지막 시간 III


장례 이튿날 아침이 밝았다. 2시간 정도 눈을 붙였고 일어나자마자  먹고 상복을 갈아입었다. 사촌언니가 와서 한복에는 머리 땋는  어울린다며 나랑 동생의 머리를 땋아 주었다. 사촌언니는 어릴 때부터 솜씨가 좋았다. 언니가 고등학생  우리  놀러 오면 초등학생이었던  머리랑 유치원도  들어갔던 어린 동생 머리를 예쁘게 해주곤 했는데 머리 땋는 동안  생각이 났다. 오늘도 언니는 예쁘게 우리  자매의 머리를 땋아 주었다. 예쁘게 머리를 땋고 아빠를 뵈러 갔다.


 오후에는 입관이 정해져 있었다. 보훈처에서도 입관 시간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어제 다녀 갔었다. 상조 회사 직원이 염하는 것을 어디서 보고 싶냐고 물었다. 처음부터  자신이 없던 나는 수의 입고  다음 아빠의 모습을 보겠다고 했다. 장례지도사가 우리를 부르러 왔고 엄마와 동생 나에게 아빠의 이마에 손을 얹고 인사를 하라고 했다. 아빠의 이마에 손을  순간 아빠는 차디차게 아니 손이 시릴 정도로  상태였다. 아빠한테 인사를 하며  울었다. 이젠 정말 아빠와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아빠는 삼베에 얼굴이 쌓였다. 그리고 관으로 아빠를 옮겼다.

그 후 보훈처에서 와서 보훈처 의식을 행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분들이 하라는 대로 나는 서있고 사촌 오빠들과 사촌 동생들이 관을 들고 그 과정을 함께 해 주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한 것들을 사진을 찍어 기록을 했나 보다. 장례식이 끝나고 난 2주 후 앨범을 받았다. 입관한 그날의 기록을 받았다. 그걸 보고 또 울었다.-


입관  너무 힘들어 도저히 손님을 맞을  없어서 나는  방에 들어와 잠시 쉬었다.  그렇게 장례식  번째 날은 지나고 있었고 그날 밤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그렇게  믿어지지 않는 일을 일정에 쫓겨가며 소화해 나고 있었다.


마지막 날 아침 이제는 차디찬 아빠의 몸과도 이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화장터로 가는 그 길 태극기가 덮인 관을 사촌 동생들과 사촌 오빠가 와서 들고 리무진으로 옮겼다.  

진짜 이젠 아빠와 함께 하는 마지막 여정이었다. 보통 때 맨날 아빠가 핸들을 잡고 엄마는 조수석에 나와 동생은 뒷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이젠 아빠는 맨 뒷좌석에 누워 계시고 리무진 기사님이 운전을 하고 엄마 동생 나는 뒷자리에 앉아 아빠와의 마지막 드라이브를 했다.


화장터에 가니 우리말고도 누군가를 잃은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관들이 들어오는 것도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태극기가 덮혀진 내가 쓴 아빠 이름이 쓰인 관은 멀리서도 눈에 들어왔다. 순간 아빠다. 하며 반가움인지 슬픔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화장할 때까지도 기다려야 한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번호를 받고 화장하는 동안 앉아서 보면서 기다릴 공간이 있는 방을 안내해줬다. 난 아빠가 화장되는 동안 그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 자리에 앉아 아빠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내내 눈물을 흘렸다. 같이 있던 사촌 언니와 새언니가 아빠와의 일들을 얘기했고 언니들과 이야기하며 내가 모르던 아빠 이야기를 들으며 내 아빠가 아닌 이모부였던 아빠의 모습에 대해 들었다. 그 시간이 꽤 길었지만 좋은 이모부였다는 언니들과 아빠의 추억, 나는 그 모습을 상상하며 슬픔을 한층 더 깊게 느꼈다.


얼마나 지났을까 화장이 끝났다고 유골 확인 하라며 철제 상자에 담긴 아빠의 뼈를 보여 주었다. 뼈로 내 앞에 있는 아빠를 보며 난 오열을 했다. 이건 내 아빠가 아닌데.... 지금은 내 앞에 이 상자에 담긴 뼈 몇 조각으로 있었지만 하루 전까진 마지막으로 인사했던 수의 입은 아빠의 얼굴이었고, 몇 주 전엔 영상통화로 산소 호흡기 꽂고 있던 입원 했던 아빠의 아팠던 얼굴이 었으며,  3달 전 병원에 입원하기 전 봤던 여느 때와 똑같았던 아빠의 얼굴이었다. 우리 아빠는 점차 다른 형태로 변했다.


그 상자를 보며 이 모든 것이 생각났는데 이제 아빠 얼굴 대신 뼈로 내 앞에 놓여 있는 아빠와 나는 마주 하고 있었다. 너무도 충격적이었고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누군가의 인생이 이렇게 정말로 한 줌의 재로 변해 내 앞에 있다는 믿어지지 않는 사실을 받아 드리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오열하는 나를 안으며 그만 울라고 했다. 엄마 옆에 든든하게 서서 엄마를 위로했어야 하는데 난 무너졌다.


아빠의 유골은 함에 담겨 나에게 왔다. 유골은 따뜻했다. 아빠를 꼭 안고 현충원으로 향했다. 유골함은 현충원으로 전달되었고 무궁화가 새겨진 도자기 함에 담겨 우리 앞에 왔고 군인 아저씨가 미리 지정되어 있던 아빠의 자리로 우리를 안내했다. 아빠의 자리는 명당이었다. 우리가 딱 서서 아빠를 볼 수 있고 창가 자리로 배정되어있었다. 그렇게 그 자리에 아빠를 모시고 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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