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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

트와일라잇

by 핫불도그
(2000년대 후반 서울 어딘가)
불독: (티브이를 켜며)시작합니다~
전여친: (부리나케 달려오며)넹~

인트로가 나오며 드라마는 시작되고 오타쿠 청년과 오피스 레이디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코믹하게 풀어낸 전차남. 2005년 7월 후지티브에서 방송한 목요드라마 전차남의 인트로 음악이 이엘오(ELO, Electric Light Orchestra, 엘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트와일라잇(Twilight, 황혼)입니다.

아래 앨범에 수록되어 있지요.


1981년 ELO 9집 <Time>

이 작품은 시간에 대한 고찰입니다. 싱어송라이터이며 기타, 신시사이저 등을 다루는 창단 멤버이자 리더인 제프 린(1947~)이 전곡을 썼습니다.

1981년 제프 린과 이엘오

이엘오의 사운드는 클래시컬하기도 하지만 팝적이며 가볍고 유쾌하며 낭만적입니다.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오케스트레이션, 보코더의 기계음, 린의 보컬이 잘 어울립니다.

프로그레시브 밴드로 통하지만 다른 영국 밴드들에 비해 덜 심각하고 더 대중적이라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엘오의 LP가 있습니다.

좌: 1979년 8집 , 우: 1986년 11집

9집 <Time> 전후의 두 작품입니다.

8집 <Discovery(디스커버리)>엔 그 유명한 Midnight Blue(미드나잇 블루), Last Train to London(런던행 마지막 기차) 등이 실려있습니다.

11집 <Balance of Power(힘의 균형)>에는 Getting to the Point(핵심에 접근하는), So Serious(매우 심각) 등이 수록되었고 이 앨범을 끝으로 이엘오는 해산합니다.

그리고 오랜 공백기를 지나 2000년 재결성하여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계의 몇 안남은 역전의 노장 밴드가 이엘오입니다.


9집 <타임>은 많은 히트곡을 양산하였습니다.

★히트곡들★
Twilight(황혼)
Ticket to the Moon(달로 가는 티켓)
The Way Life's Meant to Be(삶이 의미하는 대로)
Rain is Falling(비는 내리고)
Here is the News(새로운 소식)
Hold on Tight(꽉 잡아)
...

여기서 전차남의 인트로로 쓰인 Twilight는 Prologue와 이어지는 3분35초 곡입니다.

이 곡은 신시사이저의 메인 멜로디 제시를 시작으로 드러머 베브 비번(1944~)의 신나는 드러밍으로 시작됩니다. 또한 신시사이저 사운드는 Si-Fi 느낌으로 제프 린의 목소리와 더불어 비상합니다.

다른 멤버들의 백 보컬이 곧이어 따라갑니다.

왜 이곡을 전차남의 도입부에 썼을까요?

드라마 전차남은 오타쿠와 에르메스라 불리는 부잣집 연상녀와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연애담을 일본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이런 흥미진지함이 트와일라잇의 비상하는 사운드와 닮았습니다. 또한 오타쿠 야마다가 감히 범접할수 없을 것 같은 미인 사오리를 향하는 마음이 트와일라잇의 가사와 유사합니다.

Twilight(황혼)
내가 깨어있는 걸까? 아님 꿈일까?
당신이 창공에서 내게로 내려옵니다.
황혼 무렵에...
저는 단지 당신이 잠시 제 곁에 있기만을 원해요.
그리고 제 마음을 빼앗아 가세요.
황혼 무렵에...

후지 티브이가 사운드와 가사를 고려하여 트와일라잇을 선곡했다면 탁월한 선택입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전여친: 넘 재밋다~ 근데 아까 인트로 음악이 뭔가요?
불독: (주저없이) 네! 이엘오의 트와일라잇입니다~
전여친: 지금 들을 수 있나요?
불독: 당근이죠! (부리나케 LP를 꺼내러 달려간다)

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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