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및 주요작
트럼펫 연주자 척 맨지오니는 1940년 뉴욕 주 로체스터의 이탈리아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나 1960년부터 재즈 신에서 활동하였습니다. 공식적으로 50년간 활동(2010년 이후 연주 중단)하였고 2025년 7월 22일 향년 84세로 타계하였습니다. 이날은 헤비메탈의 원조격인 블랙사바스의 보컬리스트 오지 오스본(1948~2025)이 떠난 날이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오스본의 부고가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졌고 배캠(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는 특별 방송을 하였습니다. 시간은 무심히 우리의 기억을 일깨우기도 흐릿하게도 하면서 나아갑니다. 1970년대에 활동한 아티스트들이 반세기가 지난 지금 시간 속으로 영원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찰스 프랭크 맨지오니. 맨지오니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플루겔혼, 펠트 모자, 필 소 굿, 산체스의 아이들, 디지 길레스피, 그리고 황인용의 영 팝스. 50대 이상 재즈 팬들에게 맨지오니는 DJ 황인용씨가 진행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그널 뮤직을 떠올릴 겁니다. 시그니처인 펠트 모자를 쓰고 플루겔혼을 연주하는 맨지오니의 모습도 많이 떠오릅니다. 팝, 재즈, 스무드 재즈, 이지 리스닝에 가까운 재즈를 연주하여 재즈 음반 판매에 있어 상위권에 랭크된 뮤지션 척 맨지오니.
그의 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형 갭 맨지오니와 더 재즈 브라더즈 창단
이후 솔로 데뷔
아트 블레이기와 재즈 메신저스 밴드에 참여
머큐리 레코드에서 음반 발표
A&M 레코드로 이적하여 그의 절정기를 구가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에 이름을 두루 알림
2000년 첫 한국 공연
2001년 한국 재방문
2010년 공식 활동 종료
2025년 타계
그래미에서의 맨지오니는 어떠하였을까요?
1971: "Hill Where the Lord Hides" (최우수 기악곡)
1972: The Chuck Mangione Quartet (최우수 연주, 그룹)
1974: Land of Make Believe (최우수 연주, 빅 밴드)
1974: "Land of Make Believe" (최우수 편집, 보컬 포함)
1975: Chase the Clowds Away (최우수 팝 연주)
1975: "Chase the Clowds Away" (최우수 기악 작곡)
1976: "Bellavia" (최우수 기악 작곡상), 우승
1978: "Feels So Good" (올해의 녹음상)
1978: "Consuelo's Love Theme" (최우수 기악 작곡상)
1979: Children of Sanchez (최우수 팝 연주), 우승
1979: An Evening of Magic (최우수 팝 기악 연주)
1980: Fun and Games (최우수 재즈 퓨전 연주, 보컬 또는 기악)
1980: "Give It All You Got" (최우수 기악 작곡상)
그래미가 바라보는 척 맨지오니는 뛰어난 연주자 겸 작곡가입니다. 그의 재즈 스타일은 팝과 퓨전이 녹아 있는 편안한 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기적으로는 1970년대를 거처 1980년대에 절정의 인기를 누립니다. . 이 중심에 그의 대표작 "Feels So Good"이 있습니다.
척 맨지오니를 대표하는 앨범들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입니다. 이 앨범을 견인하고 있는 곡은 물론 앨범명과 동일한 "Feels So Good"입니다. 앨범 커버의 맨지오니가 그 기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1. Feels So Good (기분 짱)
2. Maui-Waui (마우이-아우이, 마리화나)
3. Theme From "Side Street" ("사이드 스트리트" 테마)
4. Hide & Seek (숨박꼭질)
5. Last Dance (마지막 춤)
6. The XIth Commandment (열한번째 계명)
곡 1, 2, 5는 10분 내외의 긴 연주가 돋보입니다. 곡 3은 소품이고 곡 4, 6은 6분 정도입니다. 첫 곡 "Feels So Good"은 맨지오니의 부드러운 음색의 플루겔혼을 중심으로 퀸텟 편성의 연주가 돋보입니다. 물론 그 멜로디가 귀에 착착 감기는 스무드 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앨범 발표 후 20년이 지난 1997~2003년 <King of the Hill>이라는 티브이 애니매이션이 인기를 누립니다. 텍사스주 알렌시의 세일즈맨과 그의 가족 그리고 이웃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미국적인 코미디 애니에 척 맨지오니가 그 자신으로 등장하여 목소리를 맡았는데 "Feels So Good"을 언급하곤 합니다. 그만큼 이 곡의 인기와 파급력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두번째 곡 "Maui-Waui"는 마리화나의 일종인 식물을 지칭합니다. 우리나라가 마약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하는 것에 비하여 미국은 용도에 따라 다릅니다. 이 곡을 첫 곡 "Feels So Good"과 연결시키면 "기분 짱"이 연상될 것입니다. 스티브 바달라의 플루트 솔로가 돋보이는 곡이기도 합니다. 세번째 곡 "Theme from Side Street"는 2분짜리 소품으로 1975~1978년 방영된 캐나다 티브이 드라마 <Sidestreet>의 주제곡입니다.
네번째 곡 "Hide & Seek (Ready or Not Here I Come), 숨박꼭질(준비됐거나 말거나 찾는다)"는 숨박꼭질하는 정경을 연상하시면서 기타·베이스·드럼의 인트로와 이후 등장하는 플루겔혼의 연주를 따라가면 맛이 색다를 것입니다. 다섯번째 곡 "Last Dance"는 척 맨지오니의 플루겔혼과 크리스 바달라의 색소폰 연주가 이어지면서 우아한 춤을 떠올리게 됩니다. 마지막 곡 "XIth Commandment"도 앞의 곡들의 여운과 함께 이어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앨범은 1978년 그래미 후보작에 오르고 빌보드 앨범 차트 2위에 랭크되었습니다. 또한 1984년 11월 14일 미국 음반협회에서 더블 플래티넘(2백만장) 인증을 받았습니다. 재즈 앨범으로 위와 같은 기록은 흔하지 않습니다. 맨지오니의 연주는 땀과 담배연기 자욱한 뉴욕의 클럽 분위기와 전혀 다릅니다.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연주를 통하여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보이기도 하고 플루겔혼의 음색이 트럼펫 또는 코르넷과는 다른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맨지오니의 작품은 동시대의 트럼펫 연주자들과 차이를 보입니다. 맨지오니의 작품을 처음 시도하신다면 이 앨범을 먼저 집으시면 됩니다.
1977년 12월 <Feels So Good>이 발표되고 1978년 영화 사운드트랙 앨범 <Children of Sanchez>가 발매됩니다. 영화부터 살펴볼까요?
캐스팅입니다.
헤수스 산체스: 안소니 퀸
할머니 파퀴타: 돌로레스 델 리오
콘수엘로 산체스: 루피타 페러
로베르토 산체스: 스타디스 지아렐리
마샤 산체스: 루치아 멘데
마뉴엘 산체스: 던칸 퀸
명배우 안소니 퀸이 아버지 헤수스 산체스로 나오고 헤수스의 아이들은 콘수엘로, 로베르토, 마샤, 그리고 마뉴엘입니다. 이 네 명이 '산체스의 아이들'입니다. 멕시코 척박한 어느 지역. 헤수스의 아내가 죽고 엄마를 잃은 아이들은 권위적인 아버지와 멀어집니다. 네 명의 아이들은 집을 뛰쳐나가고 이들은 성인이 되어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화해합니다.
척 맨지오니가 모든 곡을 작곡한 이 앨범은 영화 줄거리와 직결됩니다. 서곡 "Children of Sanchez"는 기타리스트이자 제작자인 돈 포터가 보컬을 맡고 있습니다. 포터는 1971년 맨지오니의 라이브 앨범 <Friends & Love>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았고 그 인연을 이어갑니다. 17분이 넘는 러브 테마 "Consuelo's Love Theme"은 앨범의 중심에 있는 곡입니다.
1991년 신입사원 시절. 지하철 4호선 첫차를 타고 서울역 앞에서 회사 버스로 출근을 하던 때. 좌석에 몸을 던지고 테이프에 녹음한 이 곡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3분 16초의 "Bellavia"는 짧은 곡임에도 맨지오니의 작곡력이 응축된 작품입니다. 이 곡은 1976년 맨지오니의 첫번째 그래미 수상곡이며 이 앨범에 다시 수록되었습니다. 앨범 <산체스의 아이들>은 맨지오니에게 두번째 그래미를 안겨주었습니다. 더이상 곡을 언급하기 보다는 곡 순서대로 감상을 하시면 좋을 것 같군요.
1977년 <Feels So Good>, 1978년 <Children of Sanchez>, 두 앨범의 연이은 발표 및 성공을 토대로 맨지오니는 1979년 <Fun and Games>를 발표합니다. 섹스텟 편성이며 총 여섯 곡의 오리지널로 구성됩니다.
첫 곡 "Give It All You Got"은 1980년 2월 13일 뉴욕주 레이크 플라시드에서 개막된 13회 동계올림픽의 주제곡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DJ 황인용씨가 진행한 영 팝스 시그널로 사용됩니다. 이 곡은 슬로우 버전으로도 편곡되어 다섯번째 곡에 배치되었습니다. 타이틀 곡 "Fun and Games"를 포함 펑키하면서도 즐거운 작품들이 많습니다.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재즈의 전형이 맨지오니의 앨범입니다. 그의 연주 스타일 그리고 플루겔혼의 부드러운 금속성 악기가 맨지오니를 1970~80년대를 풍미한 재즈 뮤지션으로 각인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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